李, U-20월드컵 ‘골든볼’ 영광
FIFA 대회 한국 남자론 처음
18세 수상은 메시 등 6명 전부
차세대 스타 확실한 자리매김
우크라이나에 덜미 정정용호
사상 첫 준우승 거둬 ‘새 역사’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을 마친 뒤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이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막내 형’ 이강인(18·발렌시아)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기간 중 최고의 활약상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16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폴란드 우치의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결승 맞대결에서 1-3 역전패당하며 트로피를 놓쳤다. <관련기사 4·15면>

이날 한국 대표팀은 전반 4분 만에 이강인이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전반 34분 불운한 실점을 시작으로 후반전에 아쉽게 두 골을 내주며 패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으나, 어린 태극전사들은 FIFA가 주관하는 남자 축구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대회기간 환상적인 플레이와 뛰어난 경기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이강인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상 격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을 받은 것은 이강인이 최초다. 남자 선수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홍명보가 브론즈볼을 받은 것이 유일한 성과였다.

이강인은 “우승을 목표로 했는데 이루지 못해 기분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다들 열심히 뛰었고, 후회는 없다. 골든볼을 받은 건 저에게 잘 해주고 경기장에서 하나가 돼 뛰어 준 형들 덕분”이라고 형들에게 공을 돌렸다.

예비 축구스타들의 경연장인 FIFA U-20 월드컵의 골든볼 수상자 명단은 화려하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황제’ 디에고 마라도나가 1979년 일본 대회 때 조국을 우승으로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MVP) 격인 골든볼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아드리아누(브라질·1993년)와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2001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2005년), 세르히오 아궤로(아르헨티나·2007년), 폴 포그바(프랑스·2013년) 등이 골든볼의 영예를 안았다. 이강인처럼 18세 나이에 골든볼을 받은 선수는 리오엘 메시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특히, 이강인(2골 4도움)은 이번 대회 우승팀인 우크라이나의 다닐로 시칸(4골)과 세르히 불레차(3골 2도움)를 따돌리고 당당하게 골든볼을 차지해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이강인은 골든볼과 더불어 유럽 언론이 선정하는 ‘2019 골든보이 어워드’ 후보에도 포함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탈리아 스포츠신문 ‘투토스포르트’는 16일 이강인을 포함한 2019 골든보이 어워드 후보 10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투토스포르트가 2003년 처음 제정한 이 상은 유럽의 1부리그 클럽에서 뛰는 21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이강인은 올해 1월 발렌시아와 1군 계약을 맺으며 성인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지만, 출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100명의 후보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스타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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