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
포항 북콘서트서 주제강연

올해 백수(白壽·100세)를 맞이한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인 김형석<사진> 연세대 명예교수가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가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김 명예교수는 포항제일교회와 포항CBS가 이날 포항제일교회에서 공동 개최한 ‘김형석 교수 초청 북콘서트’에서 “지금 정치를 맡고 있는 옛 운동권 학생들은 150년 전 마르크스의 경제사상과 이론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건 마치 KTX시대에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을 가고 있는 모습과 같다”면서 “우리 운동권 출신 학생들은 세상이 경제가 달라지고 다 국제적으로 변했는데 이렇게 과거로 돌아가려 하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명예교수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무대에서 경제가 움직이니, 우리가 대통령에게 원하는 것은 국내에서 보지 말고 세계 경제 속에서 보고, 우리 정부가 좀 바꿔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3·1 운동 이전 우리 민족들은 나와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나라를 잃은 이후에는 나라와 국가, 민족을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이 큰 변화”라며 “우리 개인은 사회, 나라와 공존하고 내가 하는 일과 대한민국의 장래를 함께 생각하지 못해 우리가 후진국이 되는 것”이라며 국가관과 민족관을 가지며 살기를 당부했다.

김 명예교수는 ‘백년을 살아보니’주제의 이날 강연에서 ‘100세 시대’를 맞는 현대인에게 삶의 가치와 행복·종교의 의미 등 삶의 지혜도 전해줬다. 김 교수는 중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느낀 일본 사람들의 부지런한 삶의 가르침을 전해줬다. 게으른 민족은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독립이 먼저가 아니라 교육이 먼저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공부하는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공부는 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뭐든지 배우고 공부하고 독서해야 성숙된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고 문화를 이끌 수 있다”고 권했다.

김 교수는 또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자신에게 그것을 물어볼 때 그때가 인생의 출발”이라며 “만일 우리 가운데 한 번도 이같은 문제를 생각하고 자문해 보지 못했다면 자기발견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나이와 상관없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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