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行 확정지은 주인공 최준

“차는 순간 슬로비디오처럼 천천히 볼이 골대로 날아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차면서 ‘들어갔다’라고 직감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역대 첫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 티켓을 확정한 결승포의 주인공 최준(20·연세대)은 “(이)강인이의 패스가 좋았죠”라며 공을 ‘후배형’ 이강인(18·발렌시아)에게 돌렸다.

최준은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2019 FIFA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반 3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꽂아 ‘정정용호’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3-5-2 전술의 왼쪽 윙백으로 출격한 최준은 고등학교 때까지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던 최준은 정정용호에 승선하면서 왼쪽 수비수로 자리바꿈에 성공했고, 준결승전에서는 결승포까지 책임지며 축구 인생 최고의 순간을 경험했다.

최준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제가 생각해도 축구 인생 최고의 골”이라고 활짝 웃었다.

득점 상황에 대해선 “프리킥 때 (이)강인이와 눈이 맞았다. 강인이가 패스를 잘넣어줘서 골을 쉽게 넣었다”라며 “강인이와 계속 눈을 마주쳤다. 서로 눈으로 마주치면서 공간을 봤고, 패스가 그쪽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콰도르의 수비가 측면 공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는 점을 분석을 통해 알아냈다”라며 “이강인의 패스가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최준은 특히 “볼을 차는 순간 슬로비디오처럼 천천히 볼이 골대로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차면서 ‘들어갔다’라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정정용 감독의 전술 지시를 묻자 최준은 “감독님이 수비할 때 주로 왼쪽 측면으로 몰아서 압박한 뒤 역습에 나가자고 하셨다. 주로 저랑 (고)재현이 쪽으로 몰아서볼을 빼앗은 뒤 역습하자는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최준은 “막판 10분 정도를 남기고 에콰도르의 공세가 강해서 수비라인이 뒤로 밀렸다”며 “그래도 ‘빛광연(이광연)’이 잘 막아 줬다.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도많은 응원을 보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에 대해선 “솔직히 4강에서 힘들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모두 열심히 뛰고 응원했다. 그 덕분에 4강을 넘어 결승까지 갔다”며 “우리 팀은 누가뛰어도 큰 차이가 없다. 쥐가 나도 끝까지 뛴다는 얘기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