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평생 동지 이희호 여사 별세
향년 97세… 작년 작성 유언 공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지이자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사진>가 10일 오후 11시 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다. <관련기사3면>

이 여사는 지난해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유언장을 작성했다.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는 11일 발표문을 통해 유언을 공개했다. 이 여사는 유언을 통해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 여사는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유언했다. 이 여사는 특히 유언의 집행에 대한 책임을 김성재 상임이사에게 부여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가달라”고 당부했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 상임이사는 발표문에서 “이 여사의 장례는 유족, 관련단체들과 의논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하기로 했다”며 “유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시며 편히 소천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 여사님께서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늘 함께하시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서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일을 계속하시다가 소천하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해,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6·25전쟁 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친 뒤 국내에서 여성운동가로서 여성인권운동을 이끌었다. 이 여사는 1962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부부의 연을 맺으면서 김 전 대통령의 인생 동반자·정치적 동반자의 길을 걸어왔다. ‘이희호가 없는 김대중을 생각할 수 없고, 김대중 없는 이희호를 생각할 수 없다’고 이야기 나올 만큼 두 사람의 사이는 각별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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