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세실리아
다홍 천 턱까지 끌어올리고
장작더미에 누운 여자
기척도 없다
불길 잦아들도록 끝끝내 이글거리던
가슴뼈와 골반
회(灰)가 되어 허물어진다 한때
소행성과 대행성이 생성되고
해와 달과 별이 맞물려
빛을 놓친 적 없던
여자의 집
감쪽같이 철거당했다
한 우주가 사라졌다
인도 기행 중 시인은 갠지스 강가에서 행해진 다비식을 보고 있다. 생명이 깃들었던 한 여인의 육체가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면서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똑같이 육체를 허물어뜨리고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숙명적 한계를 느끼며 생의 덧없음과 허망함에 젖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시인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