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출연 조여정·장혜진
제72회 칸영화제 진출…기립박수
봉준호 감독·출연진 찰떡호흡 자랑

조여정(왼쪽)과 장혜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생각보다 제 비중이 크더라고요. 대사도 많았는데 봉준호 감독님과 재밌게 작업했습니다.”(조여정)

“살을 많이 찌웠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해머던지기 연습도 했죠.”(장혜진)

올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에는 구성원 수만 같을 뿐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정반대의 가족이 등장한다.

이 두 가족의 엄마 역시 너무나 다르다. 부자 가족의 엄마 연교는 순수하다 못해 순진하고, 말에 영어를 섞어 쓰며 나름의 우아함을 추구한다. 가난한 가족의 엄마 충숙은 전직 해머던지기 선수이자 거친 욕도 하는 박력 있는 사람이다.

22일(현지시간)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각각 연교와 충숙을 연기한 두 배우, 조여정과 장혜진을 만났다.

처음 칸 레드카펫을 밟은 두 배우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강호 선배가 어떤지 미리 알려주셔서 처음이지만 처음 같지 않고 편안하게 레드카펫을 밟았어요. 정말 재밌게 즐겼던 것 같아요. ‘기생충’ 상영 시간이 늦었는데도 관객들이 진심을 담아 배우들을 봐줘서 정말 감사했죠.”(장혜진)

“비현실적일 정도였어요. 기립박수가 오래 계속되니까 ‘잘 봤어요. 영화 너무 좋아요’를 신호로 보내는 것 같았어요.”(조여정)

두 배우는 자신들을 선택해준 봉준호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그전에는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했기 때문에, 많은 작업을 할 수도, 할 기회도 없었죠. 둘째를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상태라서 계속 아이만 키우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처음에는 폐를 끼치지 않을지 걱정이 됐죠. 그러나 감독님 때문에 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가족들도 전폭적으로 지지해줘서 함께 하게 됐죠.”(장혜진)

“제 또래 여배우들이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사실 적거든요. 봉 감독님은 제가 전작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제 안에서 꺼내고 싶어하시는 것 같았어요.”(조여정)

‘봉테일’로 불리는 봉 감독에 대해서는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등장인물을 정말 있는 사람처럼 만들어내세요. 배우도 그 인물을 생각해서 현장에 가지만, 그것보다 더 뛰어나게 만들어주십니다. 예를 들면 영화 속에서 연교가펜을 잡는 방법까지도 현장에서 ‘연교는 펜을 이렇게 잡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거든요.”(조여정)

“모든 것을 철저하게 계산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해보라고 하시죠. ”(장혜진)

각자의 남편 역할을 한 송강호와 이선균과의 호흡도 자랑했다.

장혜진은 “송강호 선배는 정말 최고다. 같이 작업하면 할수록 존경심이 생긴다. 제가 넘치는 부분이 있으면 ‘혜진아 낮춰도 될 것 같아’라고 해주고 잘 했을 때는 박수를 보내준다”며 “남편 같다가 아빠 같다가 여러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여정은 “이선균씨와는 첫 호흡인데 처음부터 ‘의지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결혼했고 아이도 있으시니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돌아봤다.

두 배우는 ‘기생충’을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나 또는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조여정)

“평범하지만 특별해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장혜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