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반려동물문화센터 조감도.
의성군 반려동물문화센터 조감도.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의성군 반려동물문화센터의 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올해 완공이 목표인 이곳은 행정구역상 경상북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의성군의 서북쪽인 안계면에 있다.

이곳이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의 반려동물 소유자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예산이 낭비되는 사례로 남게 될지는 지금부터의 운영준비 과정에서 운영주체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참여하는 산학민관의 협력 여부로 결정될 것이다.

의성군이 경북의 중간지점에 있긴 하지만 대구경북의 시민들이 개를 데리고 찾아갈 이유를 만들지 못하면 시설만으로는 방문객을 유치하기 힘들것이라서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콘텐츠가 개발되고 제공돼야 할 것인데, 개를 동반할 수 있는 공간이나 숙박시설들은 최근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가까운 곳에 민간주도로 특화된 시설들이 장점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의성까지 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비유하자면 극장을 아무리 잘 만들어둬도 재미있는 영화가 상영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그 극장을 찾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의성만이 가지는 컨텐츠의 개발과 운영이 핵심이기 때문에 시설을 만들었다고 해서 초기 운영 투자에 소극적이어서는 곤란하다.

민간이 만들 수 없는 핵심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증가와 트랜드의 변화에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전국에 1천여 개 정도 운영되고 있지만 공적예산을 투입해 지자체 주도로 기획된 곳은 경북에서 이곳이 처음이다. 의성 반려동물문화센터의 성공적 운영여부가 향후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국내 반려동물 문화의 성숙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대구경북의 반려동물 사육가구는 32만가구 정도이며, 사육인구는 80만명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농장 등에서 길러지는 개를 제외하고 가정에서 길러지는 개는 41만마리 정도로 추정되는데, 동물보호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동물등록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대구경북에서의 반려동물 등록현황은 8만마리 정도로 등록대상의 20%가 되지 않는다.

41만마리의 대구경북 반려견들과 함께 의성에 오고 싶도록 만들고, 의성 반려동물문화센터에 입장하려면 동물등록이 확인돼야 입장할 수 있도록 해서, 의성 반려동물 문화센터가 대구경북의 반려동물 등록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유기견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한해동안 전국의 버려진 반려동물들을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공적예산만 112억원 이상이 든다. 국비와 의성군비로 조성되는 이곳에서 유기동물 문제해결의 근본 해법을 제시하는 운영을 기대한다.

시설유지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최신기술을 도입하여 큰 비용부담없이 자발적 반려동물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여 분실 및 유기방지 시스템이 도입되도록 해보면 좋겠다. 반려동물의 DNA를 활용한 등록방법과 세계 견종별 유전병 검사방법을 도입한 세계반려동물유전자 은행을 의성군과 경상북도가 한발 앞서 운영한다면 전국을 선도하는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강아지 비문을 핸드폰으로 등록해 개체식별을 제공하고 보험회사와 협업하는 기업이 등장했는데, 결국 개인정보를 다뤄야 하므로 한계가 있을 것이다.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의성군 반려동물문화센터가 주도해 나가면 민간이 추진하지 못하는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훈
이동훈

반려동물문화센터를 통해 반려동물 유기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의성군이 진행한다면 사람들의 공감을 기반으로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반려동물 교감교육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는데, 교육청과의 협력을 통해 반려동물 안전교육과 진로체험 등이 가능하도록 구성과 준비를 하고 운영은 대학의 전문인재를 활용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계약학과 운영 등으로 운영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방문객들이 재방문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컨텐츠의 개발과 운영은 결국 누가 하는 지가 핵심이다.

남녀노소가 공감하는 이야기를 통해 반려동물 문화센터의 이야기가 반려동물 문화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겠는데, 운영초기 과감한 기획과 운영으로 의성 반려동물문화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반려동물은 문화동물이고, 문화컨텐츠 사업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