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서 설명하는 선비란 대체로 이렇다. 지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고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 정신으로 많은 사람이 선비정신을 들고 있다. 유교적 철학을 바탕으로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일이라고 여기는 청빈낙도의 삶을 사는 조선의 지식인을 선비 상으로 보는 것이다.

유교에서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격자를 일컫는 군자(君子)와는 조금은 다르다. 그러나 학덕과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역사학자 가운데는 조선 왕조가 500년 역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비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조선 왕조가 힘에 의한 패도(覇道)정치가 아닌 명분과 포용의 왕도(王道)정치를 한 결과라는 것이다. 법치보다 덕치를 우선하는 성리학적 철학이 숨은 배경이라는 의미다.

경북을 흔히 선비의 고장이라 부른다. 유교적 전통과 관습이 강하게 흐르고 양반 사회를 대표하는 고택들이 많이 남아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유산으로 유네스코에 신청한 ‘한국의 서원’ 9곳 가운데 4군데가 경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를 입증한다. 특히 경북 영주는 선비의 고장을 도시 브랜드로 이미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과 선비마을을 테마로 선비문화축제 행사도 매년 열고 있다. 선비의 정신이 현대사회에 와서도 추앙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고유의 전통이란 의미를 떠나 선비정신이 가지고 있는 청렴성과 도덕적 모범성 때문이다.

특히 남을 위한 살신성인의 정신과 정치를 할 때는 사리사욕에 눈이 멀지 않는 선비의 자세가 시대를 초월해 존중받고 있다는 것이다.

영주시가 고귀한 선비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대한민국 선비대상 후보자 공모에 나섰다고 한다. 선비사상 구현과 선비정신 실천 등에 공이 큰 사람에게 상을 준다. 물질만능에 치우쳐 상실돼 가는 우리의 도덕성 회복에 각성제 역할을 했으면 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