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수출 중심으로
2개월 연속 경기 부진
국책 연구기관 KDI 판정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개월 연속으로 ‘경기 부진’판정을 내렸다. KDI는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간 유지했던 ‘경기둔화’진단을 지난달 ‘경기부진’으로 변경한 후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 경고음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높이고 있다.

KDI는 13일 ‘KDI 경제동향’5월호에서 한국 경제의 최근 상황에 관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가 공식적인 경기진단을 발표하는 경제동향에서 경기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올해 들어 지난 4월에 이어 두달째다.

지난 3월 경기지표 등에서 내수 소비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수출둔화로 투자와 생산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3월 서비스업 생산(전년 동월 대비)은 전월(-0.4%)보다는 높으나 1∼2월 평균(1.0%)보다 축소된 0.6%의 증가율을 보였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2.4%로 1∼2월 평균(1.3%)보다는 증가폭이 커졌다.

3월 투자에 대해서는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고,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의 감소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선행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4월 수출에 대해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폭(-2.0%)이 전월보다 축소됐으나, 일평균 수출액의 감소폭(-5.8%)은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수출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 측면에서는 “서비스업이 소폭 증가에 그친 가운데, 광공업생산도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며 “광공업생산의 감소세 지속으로 전반적인 산업생산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3월 광공업생산(전년 동월 대비)은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의 부진으로 전월(-3.4%)에 이어 2.8% 감소했다. KDI는 “산업별로는 농림어업의 취업자수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서비스업의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건설업과 제조업의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종사자 지위별로는 임시직 및 무급가족종사자는 감소했으나 상용직의 증가폭이 크게 확대되고, 자영업자의 감소폭도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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