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 중진들 존재감 판가름
지역 정가·주민들 “물갈이 바람도”

내년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의 재공천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3선 이상 중진의 생환 여부에는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구와 경북에서 3선 이상 선수를 쌓은 국회의원은 여야를 합해 모두 8명.

자유한국당 최경환(경북 경산) 의원은 4선이지만 현재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어 5선 도전이 사실상 어렵다.

4선인 한국당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도 5선 고지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낙천하고 탈당하는 등 당을 떠난 전력이 있는데다 지난 전당대회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중도에 포기하면서 중진급 의원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인 바른미래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도 5선 타이틀을 따낼 시험대에 오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충돌한 이후 지역 내 충성도가 예전같지 않고 지역의 맹주인 한국당 후보와 격돌을 피할 수 없다.

바른미래당 보수성향의 의원들이 개별적인 입당을 통해 한국당에 복귀한다고 해도 현 지역구를 그대로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20대 총선에서 대구에 민주당 깃발을 꽂는 신기원을 일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도 앞일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한국당 측이 대구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텃밭 탈환을 목표로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는 등 화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큰 데다 지역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친밀도도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도 주목된다.

재판에 휘말려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은 한국당 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은 공천장을 받을지도 불투명하다. 현재 대구 북구을 지역으로 선거구를 옮긴다는 소문은 파다하지만 정작 지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태다.

같은 3선인 대한애국당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전국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지만 정작 지역에서는 당세가 취약하다. 한국당의 강한 도전이 예상되는 만큼 총선 결과가 주목되는 지역에 속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민들은 다선의원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인사를 중심으로 물갈이를 바라는 욕구가 상당히 많은 것은 물론이고 인물을 키워 지역의 정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심리도 저변에 깔려 있다”며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오는 총선을 통해 어떤 표심을 드러낼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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