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포항 지진 피해 위로 현장
거센 항의에 장관 일행 ‘진땀’
일정 없던 간담회 열어 대화
이시장, 이산화탄소 저장시설
지진 안전성 재검토 요구에
진장관 “충분히 재검토” 답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4일 포항시를 방문해 지진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취임 후 첫 방문이다.

취임 후 처음으로 포항을 방문한 진영 장관은 가장 먼저 포항지열발전소 현장을 방문해 한동대 정상모 교수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았다. 함께 현장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피해의 심각성을 전했다. 특히 이 시장은 지진 대책과 함께 지열발전처럼 국내 최초로 포항 장기면과 영일만 일대에서 진행되던 이산화탄소(CO₂) 포집·저장(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실증연구에 대한 안전성 재검토를 부탁했다.

이철우 지사는 “지진의 상처로 얼룩진 시민들의 마음을 보듬고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진 특별법 제정과 국가방재교육관 건립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경주, 포항 등 경북에 발생한 대규모 지진으로 지진 방재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지진 교육훈련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덕 시장은 “CCS 역시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기 때문에, 포항시민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6월 포항지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자체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언제 재추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안전이 관련된 일인만큼 정부의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CCS 관련 사항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지열발전소 사태와 같은 인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료를 확보해서 충분히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흥해실내체육관을 방문한 진 장관은 이재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항의 피켓을 들고 진 장관을 막아선 이재민들은 “대책을 내놓기 전에는 못 나간다”, “인재로 밝혀졌는데 왜 피해자들을 방치하느냐”, “하룻밤만 지내봐라. 이게 사람 사는 꼴이냐”며 고성을 질렀다. 흥분한 일부 이재민들이 대피소를 나가려는 진 장관 일행을 안쪽으로 강하게 밀치면서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진 장관은 흥분한 주민들을 다독이면서 일정에 없던 이재민 간담회를 열어 대화를 시도했다. 진 장관은 “취임 직후 찾아오려 했으나 강원 동해안 일원 산불을 수습하느라 20일이 지나서야 포항을 방문하게 되었다”면서 “지진으로 상처를 받고 어려움을 겪고 계신 포항시민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현장에서 포항시민 여러분께서 주신 여러 의견은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앞으로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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