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현 수

마음에 쉬이

우상을 세우는 사람은

그만큼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리는 자이다

겨울처럼 비춰지는 것에마다

몸을 맡기면

자신은 유산되고 마는 것을

홀로 빈 들에 서보지 않은 사람은

깃발을

세운다는 말의 의미를 모른다

표표히 나부끼는 깃발에

감격해보지 못한 사람은

자기의 깃발을

세우지 못했음이다

이 세상에

자기의 깃발을 세운다는 것은

아득히 휘날리는

꿈을 갖는 일이다

우상을 세우는 것은 자기의 욕망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지만 끝내는 그 우상을 초월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것을 경계하면서 시인은 우상 대신 깃발을 세우라고 권하고 있다. 깃발은 현실을 초월해서 꿈과 희망, 내일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