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단 현직 간부들, 같은 부대 부사관에 상습적으로 괴롭힘 가해
휴가 때도 위치 보고 강요… 인권위, 조사관 배치 진상 확인 나서

해병대 현직 간부들이 같은 부대 부사관을 따돌리고 갑질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욕설을 포함한 인격모독 발언을 비롯해 공식적으로 휴가를 사용한 부대원에게 “현재 위치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17일 해병대 1사단 모 대대 소속 A하사는 이 같은 부대 간부들의 상습적인 갑질 행위를 ‘국방헬프콜 1303’에 신고했으나 관련 진상조사는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신변이 노출돼 대대장에게 “왜 신고를 했느냐. 무엇이 그렇게 불만이냐”는 비아냥 섞인 지적을 들어야 했다고 호소했다.

A하사는 간부들의 갑질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근무평정을 잘 주지 않겠다며 지휘를 이용한 협박을 일삼아서 함부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A하사는 “같은 부대 소속 B중위는 지난해 6월 부대로 전입한 뒤부터 지속적으로 비인격적인 언행을 반복했으며, 차로 자기를 태우러 오라는 등 사적 심부름을 시키기도 했다”면서 “부당함을 느끼고 주임원사와 대대장 등 지휘관에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B중위의 괴롭힘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또 “몸이 아파 부대 의무실에서 수액을 맞는 와중에도 자신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귀가 먹었나 장애인**야’라며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A하사가 병상에 있는 어머니를 간호하고자 개인 연가를 사용했을 때도 문제가 발생했다. A하사는 “전날 부대에 보고하고 다른 지역 병원에 도착해서 어머니를 돌보고 있는데, 부대에서 전화가 왔다. 같은 부대 B상사였는데 ‘어디 놀러 간 거 아니냐’면서 ‘주임원사 지시니 현재 위치를 사진 찍어서 보내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상급자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해서 해당 부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질의 내용과 관련해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다면 추가 확인해서 적법한 절차에 의거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접수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관을 배치해 진상을 확인하고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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