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연극단 제 180회 정기공연 ‘연기가 눈에 들어갈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죽음, 연기가 되기 직전
두 영혼이 나누는 가족·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25~27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포항시립연극단의 지난 정기공연 모습. /포항시립연극단 제공

인생은 과연 덧없고 안타까우며 여한이 남는 것일까. 연기처럼 덧없고, 안타까운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감동적인 연극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25∼27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공연되는 포항시립연극단 제180회 정기공연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연출 오정국)는 인생의 끝에서 연기(煙氣)가 되기 직전의 두 영혼이 나누는 진솔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일본 작가 쓰쓰미 야스유키가 쓰고 김순영이 번안한 연극은 화장터를 배경으로 영혼이 된 두 명의 아버지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화장하러 온 가족과 얘기할 수 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1997년 초연 이후 2007년 서울연극제에서 전문 심사위원이 뽑은 우수작품 선정작으로 뽑히면서 그 우수성을 평단과 관객에게 인정받은 작품이다.

부산연극제에서 여러 차례 최우수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은 부산의 대표적인 연출자 중 한 명인 오정국 연출자는 객원 연출을 맡아 엄숙하고 진지한 장소인 화장터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얽히고설키며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근원적인 문제를 동양적인 정서와 일본 특유의 유머로 풀어내며 인생에 대한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선사한다.

포항시립연극단 제180회 정기공연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포스터.  /포항시립연극단 제공
포항시립연극단 제180회 정기공연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포스터. /포항시립연극단 제공

오정국 연출자는 “갑자기 찾아온 죽음으로 흐트러진 가족의 일상을 이야기하다 보면 나로 인해 외로웠을 이들과 나로 인해 힘들었을 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렇게 삶을 돌아보게 되면 부끄럽기도 하고 그동안의 소통의 부재를 느낀다. 이번 연극을 통해 가족간, 이웃간, 친구과의 사랑이 모두 소통으로 서로의 거리가 좁혀지길 기대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터에서 화장을 기다리는 김진우, 기영식의 가족들. 김진우의 여동생 김진숙은 김진우의 아내 박정미에게 못내 서운함을 드러내며 조용한 초상집 분위기를 깨트리고 김진숙에게 구박만 받는 남편 마동일은 눈치없는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뒤늦게 나타난 아들 경훈이를 반갑게 맞이하는 가족들의 기쁨도 잠시. 신기가 있어 가끔 죽은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김진우의 어머니 이점순을 통해 가족들의 슬픔은 폭발하고 마는데….

정구익, 김용운, 최현아, 윤주미, 이원욱, 김상헌, 권수정, 김순남, 장희랑, 하지희, 김민철, 김용화씨 등 포항시립연극단원 15명이 출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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