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2018년 7월에 개편된 이후 올해 1월부터 건강보험료가 평균 3.49% 인상되고 3개월이 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이 2018년도 6.24%에서 올해 6.46%로 인상됐고 지역가입자 역시 부과점수당 금액이 기존 183.3원에서 189.7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4원이 올랐으며, 노인장기요양 보험료율도 7.38%에서 8.51%로 상향 조정되는 등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났다.

2018년도에 이어 연이은 보험료 인상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실제로 지사현장에서 보험료 인상 관련 민원을 직접 상담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기도 했고 국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서도 보장성 강화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민원은 거의 없었다.

건강보험료 인상의 주된 배경은 ‘문재인 케어’이다.

문재인 케어의 주요 골자는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건강보험의 적용 대상으로 편입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절감하는 것으로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을 70%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간 다양한 보장성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신의료기술 도입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60% 초반에 머물러 있고 OECD 국가 평균 수준인 80%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보편적 사회보장제도로서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지만 보장 범위가 낮은 것이 단점이며, 낮은 보장률은 곧 국민의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문재인 케어를 추진한 지 5개월 만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급여비 지출이 크게 늘었다. 2017년 53조5천374억원에서 지난해 60조5천896억원으로 1년 만에 9.1% 상승했다.

이는 온전히 문재인 케어만의 영향으로 볼 수 없지만 급여 혜택을 확대할수록 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보장성 확대에 필요한 재원은 건강보험의 누적 적립금과 정부지원금을 활용해 우선 충당할 예정이지만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건강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질병은 어느날 갑자기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질병이 급여 대상이면 다행이지만 비급여 진료 항목일 경우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치료비로 가계 파탄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비급여의 급여화는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민들이 아플 때 건강보험 하나로 당장 치료비부터 걱정하지 않고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복지국가를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길 기원해 본다.

/민들레 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남부지사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