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 흠

어머니의 젖무덤은

오래된 무덤이다

봉분이 다 가라앉아

평지와 구별되지 않는다

결혼 생활 오십여 년에

희망이나 바람 따위

모두 그 무덤에 묻혔다

이 땅의 여자들

두 개의

무덤을 가지고 다닌다

(하나는

사랑을 잠재우기 위해

다른 하나는 자신을

묻기 위해)

어머니의 젖무덤은 오래된 무덤으로, 생명의 진액을 소복하게 저장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이나 바람은 드러내지 않고 끝끝내 가슴 속에 품고 돌아가셔서 평평한 봉분(무덤) 속에 묻었다고 말하는 시인의 가슴은 눈물로 젖어 있다. 이 땅의 여자들이 가진 두 젖무덤을 사랑과 헌신, 희생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표현하는 시인의 깊고 그윽한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