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강원과 광주가 크게 증가했고 지역 경기 침체 영향으로 울산은 8년 만에 줄었으며, 경북과 충남 등도 감소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494조2천654억원으로 전년대비 30조569억원(6.5%) 증가했다.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014년부터 증가세가 가팔라지다가 2016년에 전년 대비 증가액 40조8천356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엔 증가액이 21조6천444억원으로 주춤하다 지난해 다시 확대했다. 이는 주택 공급 물량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집단대출이 늘었으며 정부 규제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가 더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주택 입주(준공) 물량은 62만7천호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이중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대비 23.2% 증가해 48만호에 달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59.3%나 증가했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중도금과 잔금을 내야 하므로 입주 물량 증가는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진다. 입주물량 증가에 따라 전세대출도 늘어났다. 전세자금대출은 통계상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된다.

정부가 지난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관리지표로 삼는다고 발표한 뒤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도 증가세에 일조했다. 예금은행의 전월 대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지난해 10월 2조4천150억원에서 11월 4조4천412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출 승인 이후 실제 대출이 실행되기까지 한 달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증가액 확대는 전달에 대출 신청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강원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 규모는 최하위권이지만 증가율이 17.1%로 가장 높았다. 주택 공급 물량 증가에 따른 집단대출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원의 주택 준공 실적은 전년 대비로 82.6%나 급증했다. 전국 평균(10.1%)의 8배나 되며,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경북(-2.7%), 충남(-1.8%), 울산(-1.8%)에서는 주택담보대출가 감소했다.

특히 울산은 2010년 -5.8% 이후 8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 주요 산업인 조선·자동차업종의 구조조정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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