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재 도

그동안 날 보고 무얼 했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신을 말없이 바라볼 수밖에

그동안 어딜 갔다왔냐고 묻는다면

나는 내 속을 돌아다녔다고 말할 수 밖에

그래,

그속에서 무얼 보았느냐고 묻는다면

그 물음에 내가 꼭 답을 해야 한다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요,

라고 말할 수밖에

하지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삶의

열려진 세계로 기어나오기 위해서는

우리네

쓸쓸한 마음을 지나쳐 가야 한다는 것

사십 세

지나온 날들의 길 위에서

평생을 이 땅의 참교육 구현을 위해 애써온 시인이 인생을 관조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의 말처럼 어쩌면 인생이 쓸쓸한 터널을 지나는 것은 아닐까. 그 쓸쓸함을 적극적으로 껴안고 나가면 생의 길이 보이고 열리는 것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