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설 민심 들어보니…
문 정부 경제 실정에 폭발 직전
최저임금·탈원전 등 원성 고조
싸움판 정치권 향해 비난 화살
한국당 당권 주자 평가도 무성

대구·경북지역 정치인이 전하는 설 민심은 서민경제의 어려움에 쏠렸고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에 대한 관심 역시 본지가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가 별반 차이가 없었다고 지역의원들이 전했다. 사진은 6일 포항시 북구 우현사거리에 걸린 지역 정치인들의 설 인사 가로펼침막. /이용선기자

“서민들만 죽겠다”“자꾸 싸우지 마라”

설 연휴 지역구를 찾은 국회의원들에게 TK시민들은 한국당 전당대회에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당권주자 얘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당대회와 관련해 설 민심을 전해들은 의원들은 익명으로 황 전 총리에 대한 TK시도민들의 관심가 높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의원은 “지역을 다녀보니 황 전 총리 지지세가 컸다. 아무래도 당 대표 경선은 황 전 총리가 유리해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의 경우 탈당을, 홍 전 대표는 막말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도 “황 전 총리에 대한 여론이 강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TK지역 대다수 의원들은 “황 전 총리를 거론하는 시도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TK시도민들은 한국당을 향해 “‘자꾸 싸우지 마라’, ‘패를 나눠서 서로 공격하지 마라’고 했고, ‘싸울거면 진짜 싸워야 할 대상을 향해 제대로 싸우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TK의원들이 전했다.

이는 경북매일이 설 연휴를 맞아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대구·경북(TK) 민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셈이어서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차기 당 대표로 누구를 가장 선호하십니까’라는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전 총리 41.1%, 홍준표 전 대표 12%, 오세훈 전 서울시장 11.7%였고, 정당 지지율은 한국당 53.8%, 민주당 19.5%, 바른미래당 5.6%, 정의당 4.4%, 대한애국당 2.5%, 민주평화당 0.3%였다. TK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과 본지 여론조사를 비교했을 때 별반 차이가 없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율은 5%,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TK지역 설 민심은 또 정부 여당에 대한 불만으로 부글부글 끓었다. TK지역은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선정에서 소외되는가 하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극심한 경기 침체로 바닥 민심이 최악 수준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 데다 여당에 실망한 TK시도민들이 한국당 등 야당에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정부 여당에 대한 불만이 자연스럽게 한국당에 대해 정부 여당의 견제와 당내 계파싸움을 하지 말라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당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기대도 높다는 게 TK의원 및 지역의 중론이다. TK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설 민심을 전한 것 역시 불신감만 주고 있는 정부를 향해 들끓고 있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민들만 죽겠다”는 목소리를 여러차례 들었다는 강석호(영양·봉화·울진·영덕) 의원은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제가 엉망인데도 불구하고 야당이 수정해서 단계별로 가자고 요구한 것조차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할 정도로 고집불통이냐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지역 인구도 줄고, 원자력 산업 자체가 줄어들다보니 원자력 유치해서 지역을 지켜온 주민들의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은 “시장상인들은 울상이다. 문 닫는 자영업자들도 예상보다 많았다. 두세 집이 연달아 점포를 내놓은 곳도 있었다. 명절만 되면 사람이 많던 죽도시장마저 텅텅 비었다. 중소기업도 최저임금, 근로시장 단축 때문에 힘들다고 하더라”며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미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김광림(안동) 의원도 “시장에 가보면 열이면 열 모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탓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이들도 지금 후회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만큼 경제가 안 좋다”고 전했다.

대구시당위원장인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 역시 “자영업자들은 IMF보다 더 힘들다고 말하며 사업을 접거나 중소기업은 기업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나마 기술력 있는 사람들은 해외에라도 나가볼까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어떻게 접을까라는 생각만 한다”고 했다. 장석춘(구미을), 김상훈(대구 서), 추경호(대구 달성), 곽상도(대구 중·남), 정태옥(대구 북갑) 의원 등도 “경제가 힘들어서 서민들이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다”며 설 민심을 전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의락(대구 북을) 의원도 경제가 좋지 않다는 데 공감했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대구 좀 살려달라’고 말한다. 경제가 어려운데 상대적으로 더 힘들어 한다고 말하더라”고 말했다.

/김영태·박형남기자

    김영태·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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