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 진

네 등뒤에서 서서 너를 배웅하는 일은 언제나 눈물겨워 좋다. 이럴 땐 등까지 차오르는 내 이유 없는 슬픔에도 온기가 배인다. 눈시울 가득 차오르는 눈물 너머로 너를 바라다보면 멀어지는 네 어깨의 수평선은 보폭을 따라 출렁이고 너는 멀어지는 만큼 내 안으로 걸어 들어와 불을 켠다. 모퉁이를 돌아 네가 사라진 뒤에도 나는 쉽사리 돌아서지 못하고 문득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아파트 사이마다 높게 걸려 빛나는 수많은 수평선들이 보인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에서 시인은 출렁이는 수평선을 보고 있다. 멀어지는 만큼 더 큰 물결로, 더 큰 그리움이 가슴에 쌓여오는 것이다. 아쉬움과 그리움은 간절한 기다림이라는 시간의 타래에 엮이고 아파트 사이의 수많은 수평선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끊임없이 밀려오는 물결 같은 그리움에 젖게 되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