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백 겸

피라미드에 누운 관 속 파라오보다

더 깊은 잠 속에

시간을 벗어나는 부활을 기다리며

내 혼이 누워 있는데

세이렌인 당신은 노래를 불러

현생의 꿈으로 유혹한다

구름 위로 쇠 배들이 날아가고

땅 위로 쇠 마차들이 굴러가고

바다 아래 쇠 집들이 항해하는

이상한 시간 감옥에서

나는 당신과 몸을 섞어 머리가

백발이 되는 꿈을 꾼다

정액이 모두 빨린 시체가 되는

꿈을 꾼다

쇠배, 쇠마차, 쇠집으로 비유되는 현대문명의 구속성과 가혹성을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시인의 목소리는 결연하기 짝이 없다. 미이라가 되어서라도 문명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염원하며 자신이 생산해내는 시를 통해서 구원에 이르려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