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길 녀

꿈속에서 만나 엉엉 울기도 합니다

적막만이 조타실에 우장막을 쳤습니다

당신이 불러주던 노래가청포도 잎사귀에 스며든

비바람 타고 와 침실 스커틀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따뜻한 당신 손을 잡고 달맞이꽃 핀

여름밤 둑길을 걷고 싶은 꿈을 꿉니다

당신을 꿈꿀 수 있는 밤이 있어

외롭지만은 않은 바다의 날들입니다

태평양 여름 바다 한가운데서

친애하는 당신에게

장마의 나날을 부칩니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상의 선원의 체험을 풀어내고 있다. 시인의 삶과는 다소 동떨어진 바다의 선원들의 얘기지만 바다는 시인에게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며 그 바다를 통해서 생명의 원초적인 태동과 전개의 태(態)를 인식하는 시인의 깊은 시안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