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세번째로 큰 규모지만
여름 이후 활용방안 마련 못해
스케이트장 등 활용법 찾아야

겨울철 칠곡보 야외물놀이장의 전경. 야외물놀이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놓은 상태로 겨울철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 을씨년스럽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칠곡] 칠곡군이 130억원을 들여 조성한 칠곡보 야외물놀이장이 여름철 두달 동안만 사용하고 나머지 10개월 동안은 개방하지 않아 운영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칠곡보 야외물놀이장은 지난 7월 칠곡보 인근에 개장한 직후 약 2주만에 1만3천여명의 피서객들이 찾을 만큼 지역 피서지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2개월 후 폐장한 뒤 개방하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겨울철 야외수영장의 모습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1만7천㎡(가로 170m×세로 100m)의 규모로 전국에서 3번째 큰 이 야외물놀이장이 이토록 찬밥 신세가 된 것은 칠곡군이 개장만 서두르다 이후의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축구장 2개보다 크고, 130억원이라는 큰 예산을 들인 시설물을 1년에 단 2개월만 사용하고 10개월은 방치하는 사정이 되고 보니 전형적인 예산낭비 시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 지자체인 대구시는 신천둔치에 여름에는 야외 물놀이장,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

대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야외 물놀이장의 경우 약 2억4천300만원의 운영비를 들여 7월 15일에 정식 개장해 2개월 동안 6만1천653명이 이용했다. 또 겨울에는 4억원의 운영비를 들여 신천 스케이트장으로 둔갑시켜 2017년 12월 9일부터 약 2개월의 운영기간 동안 6만 923명의 이용객이 찾았다.

칠곡군도 대구시처럼 장기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칠곡보 야외물놀이장이 시공 당시 맨발로 다녀도 뜨겁지 않도록 특수 소재로 마감해 용도 변경이 쉽지 않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칠곡 시설관리공단이 이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칠곡시설관리공단 관계자 A씨는 “여름에 쓰는 물놀이장이 겨울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면서 “많은 돈을 들여 특수소재로 마감해 스케이트장으로 용도변경이 어렵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30억원이라는 큰 예산을 들여 만든 시설을 1년에 2개월만 사용하고 방치하는 군의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모(54·왜관읍)씨는 “130억원이라는 혈세를 들여 만든 시설물을 활용방안도 없이 무작정 개장부터 한 이유가 선거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그게 아니라면 칠곡군은 당장 활용방안을 내놓고, 시설관리공단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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