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에서 뛰는 이천수(23·레알 소시에다드)가 팀 동료 하비에르 데페드로(31)의 방출 소식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28일(한국시간) 왼쪽 미드필더 데 페드로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왼쪽 날개로 자주 기용되는 이천수로서는 지난 94∼95 시즌부터 주전으로 꾸준히 활약해온 데 페드로가 빠질 경우 자리 경쟁에서 어느 정도 숨통을 트게 된다.

15경기 결장 끝에 교체로 출전하고 챔피언스리그에도 간신히 얼굴을 비친 이천수의 현재 입지로는 경쟁자가 한명 떠난다는 소식이 나쁘지 않은 노릇.

그러나 그동안 데 페드로가 낯선 팀 내에서 항상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선배였던 점에서 이천수에게는 든든한 후원자가 사라지는 아쉬움도 클 수 밖에 없다.

2002한일월드컵 한국과의 8강전에도 뛰었던 ‘왼발 크로스의 달인’ 데 페드로는 지난 18일 월드컵 예선 레바논전을 위해 일시 귀국한 이천수에게 격려의 선물로 귀고리를 줬고 이천수도 화답의 선물을 사갔을 정도다.

또 레알 소시에다드의 많은 팬들이 데 페드로의 방출 소식에 반발하고 있다는 것도 이천수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일부 팬들은 이천수가 데 페드로 자리에 투입되자 휘파람으로 야유를 보내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천수 입장에서는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미묘한 일을 시즌 도중 맞고 있는 셈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