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재발견-신라의 여인들’
경주박물관서 학술발표회 열려

▲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경주의 재발견-신라의 여인들 학술발표회’가 21일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렸다. 종합토론에 참석한 역사와 문학 전문가들이 신라 여왕의 삶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지금으로부터 1천500여 년 전. ‘신라의 여인’들은 어떤 꿈과 희망을 품고 살았으며, 그녀들을 기쁨 혹은 슬픔 속에 빠지게 만든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그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불러온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의 시간이 21일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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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 경주시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 강당에서 개최된 ‘경주의 재발견-신라의 여인들 학술발표회’에는 학계 전문가와 일반인 등 200여명이 참가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학술발표회는 ‘서라벌 여성들의 삶을 통해 보편적 신라인의 역사적 행적을 되짚어 본 자리’로 평가된다.

모두가 알다시피 신라시대엔 5천년 한국 역사 속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여왕’이 3명이나 존재했다. 뿐만 아니다. 김별아 작가의 소설과 TV드라마를 통해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미스터리의 여인 ‘미실’ 역시 신라에서 태어났다. 이외에도 수로부인, 문희, 준정과 남모, 선화공주 등 적지 않은 ‘신라의 여인들’이 고문헌에 그 이름을 올렸다.

“신라 여성의 생애를 추적함으로써 보편적 신라인의 삶을 돌아본다”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학술발표회에서 이형우 한양대 교수와 조범환 서강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이어진 토론에는 송희복 진주교대 교수, 서영교 중원대 교수, 윤진석 계명대 교수, 강석근 동국대 교수가 참여해 진지한 문제 제기와 열띤 논의를 펼쳤다. 달아오른 분위기를 조율한 토론회 좌장은 세명대 이창식 교수였다.

이형우 교수는 ‘은유로 읽는 삼국사기의 신라 여성’이란 논문을 통해 동서양의 문헌을 토대로 신라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사회적 지향성과 이성적 능력을 분석했다.

조범환 교수가 주목한 ‘신라 여인’은 신목태후. 조 교수는 신문왕의 두 번째 부인인 신목태후의 삶을 정밀하게 추적한 논문으로 그녀의 정치적 활동과 위상에 관한 새로운 이해를 촉구했다.

발제 후 토론에서는 ‘서양의 이론으로 신라 여성을 해석하는 게 가능한가’ ‘신라시대 여성의 자아와 본능 실현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진 것일까’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의 역사관을 어떻게 볼 것인가’ 등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학술발표회 자리에 함께 한 주낙영 경주시장은 “문화융성의 시대를 맞아 숨어있는 문화자원의 발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문화콘텐츠 개발로 신라의 찬란한 정신문화를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천년왕국 신라의 새로운 모습을 심도있게 바라보는 발표와 토론을 기대한다”고 격려했고, 경주시의회 윤병길 의장은 “이번 학술발표회가 신라 역사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경주박물관회 이광오 회장과 경북매일 최윤채 대표 역시 “신라 역사와 그 역사 속을 살아온 여성들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남녀평등, 여남평등을 고민할 수 있는 발표회였다”고 말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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