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전혜정 지음·다산북스 펴냄
장편소설· 1만4천원

“소설이란, 주제의 무게와 이야기의 재미가 함께 아우러져야 한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선과 악이 어우러진 어려운 주제와 인간들의 복잡한 심리를 잘 다듬어진 탄탄한 문장력으로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엮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_김영현(제8회 혼불문학상 심사위원, 소설가)

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전혜정(43) 작가의 장편소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다산북스)이 출간됐다. 혼불문학상은 우리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돼 1회 ‘난설헌’, 2회 ‘프린세스 바리’, 3회 ‘홍도’, 4회 ‘비밀 정원’, 5회 ‘나라 없는 나라’, 6회 ‘고요한 밤의 눈’, 7회 ‘칼과 혀’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혼불문학상 수상작들은 한국소설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과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국민이 지지하는 장기 집권하는 대통령 리아민의 요청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인 박상호가 불려가 리아민 이야기를 듣고, 사실과 거짓이 뒤섞인 그의 말을 어떻게 ‘전기’로 재구성할지 고뇌하는 과정을 큰 줄거리로 한다.

 

▲ 전혜정 작가.  /다산북스 제공
▲ 전혜정 작가. /다산북스 제공

리아민 이야기에서 그는 사생아로 태어나 외할머니 손에 길러졌으나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대범함을 보여준 아이로, 청년 시절에는 불꽃 같은 첫사랑에 빠졌다가 정치적 야망을 이루기 위해 정략결혼을 택하는 냉혈한으로, 결혼 이후에는 다시 아내에게 순정을 바친 따뜻한 남편으로, 권력자인 장인에게 받은 막대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청렴한 정치인 등으로 묘사된다. 그는 자신에게 아버지가 부재했기에 자신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것을 포기했으며, 그 대신 “이 나라 국민들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열망했다는 고전적인 수사를 늘어놓기도 한다.

소설의 다른 한 축은 독재자 전기를 쓰려 하는 작가 박상호 이야기다. 소설 화자로 등장하는 그는 대통령 전기 출간을 발판으로 작가로서 명성을 단단하게 다지려 한다. 그러나 리아민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 가식과 상투성에 싫증을 느껴 집필 욕구가 사그라들기도 한다.

전혜정 작가는 2007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해협의 빛’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소설집‘해협의 빛’(2012)과 장편소설 ‘첫번째 날’(2018)을 펴냈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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