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 품목’ 신청에 수출 조기재개 큰 기대감
포항철강공단 내 세아제강 등 가동률 높여

미국의 철강에 대한 ‘예외 품목’ 신청으로 포항철강공단 내 강관업체들이 바빠졌다.

국내 강관업체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올해 강관 쿼터량은 모두 소진했지만 4분기 수출이 결정될 물량들은 미국 통관 기준으로 내년 쿼터량에 포함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생산해 둬야 차질이 없다는 것.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예외품목을 승인한 사례가 나오면서 수출시기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국내 강관업체들의 경우 4분기 미국 수출이 당초보다 빨리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올해 5월 1일부로 쿼터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 이전 수출량을 최대한으로 늘린 바 있다. 하지만 막상 쿼터 적용 시점이 올해 1월 1일부로 결정되면서 국내 강관업체들은 쿼터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포항철강공단내 세아제강, 넥스틸, 아주베스틸 등 미국 유정용강관 수출 업체들은 다음달부터 가동률을 높일 계획이다.

4분기 강관업체들의 미국 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여전한 쿼터 적용에도 불구하고 실적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에 대한 쿼터 적용을 비롯 전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통상압박을 가하면서 오히려 미국 현지 공급부족에 따른 내수 가격 상승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제한된 물량을 수출하더라도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특히 미국 내 유정관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국산 강관에 대한 쿼터 적용 해제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흘러나온다.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쿼터제를 적용 중인 한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의 수입 철강재에 대해 예외품목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키로 결정했다. 당초 예외품목 신청은 관세가 부과된 경우에만 가능했지만 그 관례를 깨고 쿼터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이례적 결정이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미국 상무부 성명을 인용 “미국 철강이나 알루미늄 제조업체들이 양이나 질에서 불충분한 경우 그 실태에 기반해 기업들이 품목에 대한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며 “그런 경우에는 쿼터 면제가 이뤄질 수 있고 관세는 부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미 강관을 비롯한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미국 현지 법인이자 고객사를 통해 미국 정부에 예외품목을 신청한 상황이다. 세아제강은 쿼터 적용을 발표한 직후인 5월 SSUSA를 통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역시 이달에 각각 포스코 AAPC, 현대제철 미국법인을 통해 쿼터 제외를 요청했다.

포항철강공단내 모 강관업체 관계자는 “미국측이 예외품목을 신청했다고 하지만 당장 파급효과가 오기까지는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부터 가동에 들어가 수출물량을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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