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영호 목사
포항제일교회 담임 부임
“복음의 씨앗 심으면
사랑이 자라 나지요”

▲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담임목사는 교회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작가 안성용 제공

“함께 살아가는 사회, 여유있는 삶, 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자신을 채근하고 속박하며 빠듯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교회가 주는 아주 중요한 유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부임한 포항제일교회 박영호 16대 담임목사의 바람과 교회의 역할에 대한 견해다.

“재적 성도 5천 여명과 함께 은혜의 삶, 평화의 길을 살아가고 싶다”는 박 목사는 “은혜받은 공동체가 세상에 평화를 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수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하셨듯이 우리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그리스도와 더불어 평화를 누리는 기독교인들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영호 담임목사를 만나 사랑과 나눔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상’ 만들기의 시발점을 알리는 희망의 메시지와 목회방향 등 향후 설계 등을 들어봤다.

-포항제일교회 담임목사 부임을 축하드립니다. 부임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감사와 책임감, 두 단어입니다. 포항제일교회는 이 지역의 어머니 교회로 불리웁니다. 다른 지역에도 그런 교회들이 있지만 포항제일교회는 지역의 다른 교회 목회자 분들과 교인들께서도 어머니 교회라 불러 주시는 독특한 교회입니다. 잘 모르겠지만 요즘 보기 드문 현상인 것 같습니다. 이 귀한 교회를 섬기게 된 것에 감사 드리고,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향후 10여년 간은 한국교회로서는 중요한 때입니다. 한국교회가 이대로 쇠락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인가가 결정될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한 지역교회를 섬기게 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목회방향과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역은 무엇입니까?

△첫째는 말씀 사역입니다. “말씀의 씨앗, 사랑의 열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복음의 씨앗을 심으면 사랑이 자연히 자라나게 되고, 그 열매로 이웃과 세상을 복되게 하는 교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자 합니다.

둘째는 일상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싶습니다. 어떤 특별한 이벤트나 프로그램이 아닌 성도들이 일상 가운데서 하나님과 동행하고, 삶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에 자연스레 성품과 관계에서, 생각과 말씨에서 그리스도인 다움이 풍길 것입니다.다음 세대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들 말하는데, 신앙의 승계 역시 기성세대의 일상적인 삶에서 그리스도인 다움이 보여질때 자연스럽게 가능해 질 것입니다. 물론 교회의 프로그램도 중요합니다.그러나 그 프로그램이 행사로 머물지 않고, 일상의 삶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셋째로 선교적 교회(missional)를 꿈꿉니다. 해외에 열심히 선교사를 보내는 시대에서 성도들 모두가 삶의 현장에서 선교적 삶(missional life)을 살아 내야 한다는 방향으로 선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성경적 선교이기도 합니다. 이 역시 위에서 말한 일상의 변화로 가능한 일입니다.

- 포항제일교회는 대구경북의 ‘3대 교회’ 중 한 교회로 불리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지역교회를 섬기고 돌보는 사역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교회일치와 연합에도 목사님과 제일교회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영어로 제일교회를 The First Church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The pioneering church, 선구적 교회, 개척자적 정신을 가진 교회라 해석합니다. 예전에 먼저 시작한 교회라는 과거의 패러다임이 아니라 황무지 같은 이 땅을 먼저 개척하기 시작한 교회로서 앞으로 변화할 세대에도 앞서서 변화에 적응하고 이끌어 가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또 교회적으로 지역사회와 연합사역을 섬기는 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많은 은혜를 받은 교회로서 그렇지 못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일에 쓰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제가 성서학자이기 때문에 지역의 목사님들과 함께 말씀을 공부하고 신학적 통찰을 나누고 하는 일로 섬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포항제일교회 장로들로부터 담임목사 청빙을 받고 몇 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고사하셨는지와 수락한 이유에 대해서도 들려 주십시오.

△학자로서의 사명, 신학 교수로서의 할 일을 무겁게 받아들였습니다. 제가 박사과정만 12년 공부했고, 제 저서가 독일에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전에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저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이 학문을 계속하는 것이 좀 더 유용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간절한 청을 거절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그속에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지 않나 생각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기도한 결과입니다. 물론 이 시점에서 “이 길이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교만일 수 있습니다. 제한적인 인간의 판단력으로 최선을 다해서 헤아리고 순종하는 것이지요. 주위에 존경하는 분들이 “목회를 하면 교수직보다 힘들겠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뜻이라면 순종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시면서 진지하게 기도해 보기를 권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가족들도 쉽지 않은 고민의 과정을 거쳐 동의해 주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교인들과 시민들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마디 만을 꼽는다면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십니다”가 전부입니다. 우리 삶에 여러 어려움이 있고, 교회에도 많은 문제가 있지만 결국에는 하나님의 사랑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근본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사랑 안에 살면 딴 길로 갈 수 없지요. 대충 살 수 없습니다.

박영호 목사 프로필

△시카고 대학교 인문학부 Ph. D.
△에클레시아(교회)에 대한 논문 독일 Mohr Siebeck 에서 출간
△시카고 약속의 교회 개척
△미주 KOSTA (유학생 수련회) 강사
△한일장신대학교 신약학교수, 경건실천처장
△과천교회 협동목사, 삼공플러스 지도
△포항제일교회 담임목사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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