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던 자동차용 특수강이 현대제철 수직계열사인 현대종합특수강 등에서 자력 생산, 납품 가능한 체제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6년 2월 당진에 현대종합특수강 공장을 가동한 이후 꾸준히 가동률을 올린 결과 올 하반기에는 연간 100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생산량은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의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이 부문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던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을 위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자동차용 특수강을 꾸준히 수직계열화 하는데 노력해 왔다. 이미 자동차강판의 경우 포스코가 공급하던 것을 대부분 현대종합특수강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현대제철을 비롯 현대종합특수강이 현대기아자동차에 공급하는 연간 자동차강판 물량은 420만~450만t에 이른다. 포스코는 현재 연간 70만t 정도를 공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예전엔 500만t 이상을 현대기아차에 공급한 바 있다. 이 바람에 포스코는 900만t에 이르는 자동차강판 물량을 해외 완성차 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하기 어려운 부하제품 위주로만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비상이 걸린 곳은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 그동안 현대기아차에 공급해 오던 대부분의 특수강 물량을 이미 빼앗기거나 넘겨줄 공산이 커졌다.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은 현재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하제품 일부인 10% 내외의 물량을 납품하고 있으나 결국엔 현대제철에 모두 물량을 넘겨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들 세아그룹사들도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포스코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국내 자동차강판 물량 대부분을 현대제철에 넘겼지만, 해외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세아베스틸도 이러한 점을 예상하고 글로벌 판매 전략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향 제품의 경우 고객사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협력사들로 확대해 수요처 다변화를 모색중이다. 실제로 지난 2년간 테스트를 거쳐 글로벌 완성차 업체 10여 개사에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지난 2016년 3월 세아베스틸 북미 판매법인 SGI를 설립했고, 태국 및 독일 지역에 판매법인 설립에 나서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던 자동차향 비중을 낮추고 에너지향, 건설기계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강화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세아베스틸은 올해 건설중장비 및 기계부품, 해양플랜트 등 용도별 수요자의 니즈에 맞춘 6대 특수강 특화제품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아특수강 역시 업계 2위로 따라오고 있는 현대종합특수강에 대비해 업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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