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예습’
김형석 지음·덴스토리 출판사 펴냄
에세이·1만6천500원

“보람있는 삶이란 이웃과 사회에 대한 ‘사랑이 있는 의무’에서 온다. 그 열매는 주는 즐거움과 그들로부터 돌아오는 즐거움이다. 받기만하는 즐거움보다 찾아서 누리는 즐거움은 높은 차원의 행복이다. 그러나 베푸는 즐거움과 그 대가로 주어지는 즐거움은 가장 높은 차원의 즐거움이다.” (‘행복 예습’p.56)

한국 1세대 철학자이자 명수필가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최근 에세이 ‘행복 예습’(덴스토리 출판사)을 펴냈다.

평남 대동에서 1920년에 태어나 한국 나이로 99세, 백수(白壽)를 맞은 김 명예교수는 100세가 코앞인 요즘도 일주일에 두어 번 강연을 하고, 신문사 두 곳에 칼럼을 연재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 과거에 쓴 수필을 모아 출간한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행복합니다”라고 고백한 저자는 이번 책에서 행복에 관한 단상을 본격적으로 풀어놓는다.

책은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뉜다.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하는 ‘행복의 조건’, 저자가 꼽은 행복의 가장 큰 원천 중 하나인 ‘일하는 기쁨’,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들’, 그리고 저자의 인생 찬가인 ‘사랑했으므로 행복했노라’이다.

담백하면서도 사색이 깃든 저자의 글은 때로는 우리를 미소 짓게 하고, 때로는 인생의 의미를 묻게끔 이끌어준다.

 

▲ 김형석 교수
▲ 김형석 교수

저자는 장수하며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은 소유에 대한 욕망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고, 정신적 여유와 독서를 즐기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품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는 과거와 미래에서 행복을 찾는 태도를 지양하고, 현재에 행복이 머물도록 연습하라고 조언한다.

과거에 매몰되면 자유와 행복을 창출하는 적극성이 약화하고, 성공을 꿈꾸며 치열한 경쟁 속에 살면 현재를 내실 없이 빼앗긴다는 것이다.

저자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행복의 원천은 바로 사랑. 그는 “그는 사랑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행복이 함께했다는 사실을 체험했다”며 “사랑의 척도가 그대로 행복의 기준이 되곤 했다”고 털어놓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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