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땀방울이 희망의 꽃으로 새마을운동가 구술 채록
① 김교상 전 구미시새마을회 회장(下)

▲ 김교상 회장이 젊은 세대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 새마을운동은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

중국 명성촌에 ‘명선 새마을회관’을 지어 준 이후 새마을운동을 다른 나라에서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계 어딜가든 못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한다고 생각했죠. 선산군과 구미시가 통합이 된 후 내가 구미시 새마을회 회장을 하게 됐으니 세계화 사업을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다 1995년 7월 새로운 구미시장에 김관용 시장이 당선됐어요. 김 시장도 새마을세계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명선 새마을회관 이후 2000년에 베트남에 보건소를 지어주었어요.

2000년에 착공해 2002년 3월 보건소를 준공했는데 당시 준공식에는 남유진 구미부시장도 함께 했었어요. 당시 새마을운동은 이들이 필요한 부분에 돈을 주고 만들게 하는게 전부였어요.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죠.

우리가 새마을회관이나 보건소 같은걸 지어주면 자기들이 알아서 운영을 해야하는데 그렇게 못하는 거에요. 시설 운영비를 우리에게 요구했었어요.

처음에는 낡은 시설을 고쳐주고 했었는데, 그건 진정한 새마을운동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거죠. 새마을운동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거니까. 그때부터 새마을세계화 운동이 새로운 방법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새마을운동이야말로 계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새싹처럼 항상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실천해야 하니까요. 새마을운동가들은 항상 어제보다는 오늘을,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더 열심히 살았어요. 저도 그랬구요. 요즘 젊은사람들이 예전 우리처럼 어떠한 고난에도 내일에 희망을 찾고,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요.

새마을운동에 대한 갖은 오해와 폄하
지도자들이 적극 나서 바로 잡아야
‘오늘’보다 ‘내일’을 생각하는 봉사가
새마을운동의 참된 정신

△새마을운동에 대한 오해는 항상 있었다

선산군과 구미시가 통합이 되긴 했어도 새마을운동에는 큰 변화가 없었어요. 오로지 봉사만 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니까 갈등 같은게 생기지 않았던거죠.

하지만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어요. 아마 내 기억으론 김영삼 대통령 때 새마을운동 분위기가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찬밥 신세였죠.

하지만 1995년도에 김관용 시장이 다른 곳은 몰라도 구미에서만은 새마을운동을 해야된다고 했어요. 새마을운동 창시자인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에서마저 새마을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였죠.

나를 포함해 새마을운동가들도 똑같은 생각이었어요. 그때 김 시장이 아마 시청 사회진흥과를 새마을과로 바꾸었어요. 과 명칭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새마을과가 맞을 겁니다. 과의 명칭을 바꾸고 구미체육관을 박정희체육관으로 이름을 바꾸니까 여러 곳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어요. 금오공대, 사회시민단체 등이 반발했었죠. 반대가 심했어요. 지금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을 반대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당시 새마을운동가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지 않았어요. 우리가 직접 나서서 반대하는 사람들을 만나 설득했어요. 구미체육관을 박정희체육관으로 변경하기 위한 글도 썼어요. 그리고 전국적으로 왜 구미가 새마을운동을 이어가려고 하는지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새마을지도자 대회를 유치하려고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새마을지도자 대회가 서울에서만 열렸어요. 한번도 지방에서 열린적이 없었죠. 지방에서 어떻게 전국 새마을지도자 대회를 할 수 있냐고하는 말들이 많았지만, 결국 해냈어요.

2002년일거에요. 그때 구미시가 최초로 전국 새마을지도자 대회를 열었어요. 정말 구미시가 왜 새마을운동을 해야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결과물과 같은거였어요.

지금은 광역단체까지만 전국 새마을지도자 대회를 연다고 들었어요. 기초단체 중에는 유일하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국 행사를 연것으로 만족해야겠죠. 하지만 전국 새마을지도자 대회를 단순히 구미에서 열었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에요. 왜 구미에서 열렸는가가 중요한 것이죠.

사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오해는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왔어요. 새마을운동가라면 그 오해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아쉬운것은 지금은 그러한 노력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보세요 지금도 새마을운동을 폄하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은 새마을운동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러는 거에요.

그렇다면 새마을운동가들이 그들에게 새마을운동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설명을 해야해요. 그래야 새마을운동이 지속될 수 있어요. 가만히 있는다고 되는게 아니잖아요.

▲ 전진대회 광고. 김교상 회장은 새마을운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전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더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었다.
▲ 전진대회 광고. 김교상 회장은 새마을운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전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더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었다.

△지도자가 왜 중요한지 알려준 새마을운동

새마을운동은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솔선수범해 하는 것이에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하고, 거기에 돈을 받고 하는 것도 아닌 것이 바로 봉사라는 것이죠. 또 그 봉사를 찾아 하는것이 바로 새마을운동이구요. 하지만 남들이 다 하기 싫어하는 일에 사람들을 동참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그래서 지도자가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죠.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새마을운동과 비슷한 운동이나 캠페인 같은게 많아요. 하지만 실제 빈곤에서 탈피하게 해준 운동은 새마을운동이 유일하죠.

이유는 바로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예전에 TV광고에 이런 것이 있었어요. 금성사에서 나온 TV선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광고에서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라고 나와요.

지도자를 잘 선택해야만 그 나라가 잘 살 수 있듯이 새마을운동도 마찬가지에요. 대통령은 국민들이 선거라는 제도로 뽑는 것이지만, 새마을운동 지도자는 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다른점이긴 하지만, 새마을운동을 하면서 이웃동네를 비교하게 되죠. 그러면 주민들이 먼저 알아요. 윗동네가 왜 더 빨리 발전하는지, 자기동네가 왜 뒤쳐지는지를.

새마을운동은 주민참여 운동이에요. 지도자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죠. 즉 지도자는 그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이에요.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만들어주고,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지도자에요. 새마을운동은 전 국민들에게 지도자는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교육해 왔어요. 하지만 새마을운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새마을운동 지도자들이 제 위치에서 일을 하지 못하다보니 지금의 이런 사태까지 온 것 같아요.

지도자는 항상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잘 판단하고,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계획을 잡아가야 하는데 그게 잘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요. 한 사람의 지도자의 임기가 끝나면 다음 지도자는 전임자의 활동을 받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하는데 이상하게도 단절이 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렇다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이 되는 것도 아니고. 신구 지도자들이 모여 현안문제에 대해 논의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젊은 세대들이 농심(農心)의 뜻을 알았으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보면 안타깝죠. 우리는 배고픔으로 힘들어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들의 힘든 점은 너무 복잡한 문제들로 엮여있는 것 같아요.

내가 한가지 조언을 한다면 초대 새마을운동 중앙회 회장을 하신 김준 박사가 쓴 농심(農心)이란 글이 있는데, 그 농심을 제대로 이해하길 바래요.

농심의 내용은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라는 단순한 진리에요. 농사꾼은 자신이 심은 걸 알고 어떻게든 그걸 잘 가꾸려고 노력하죠.

콩을 심어 좋은 콩이 나오길 바라면서 모든 노력과 정성을 들이는 것이 농부꾼이죠. 하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콩을 심어놓고 금이 나오길 바라는 것 같아요.

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흙은 싫어하면서 땅은 좋아하는게 보여요. 젊은이들이 농심을 제대로 이해하길 바래요. 젊은이들이 농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한 운동이 바로 새마을운동이라는 것도 알았으면 하구요. 새마을운동은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오늘보다는 내일을, 내일보다는 미래를 생각하며 일하는 것이에요. 지금의 젊은 세대들도 미래를 위해 노력하면서 자신의 열매를 잘 가꾸어 나가길 바랍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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