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 유행성 결막염

▲ 이기일 원장좋은의사들안과
▲ 이기일 원장좋은의사들안과

기록적인 폭염에 바닷가나 수영장에 사람들이 붐비는 여름이다.

그러나 물놀이의 즐거움은 잠시, 갑자기 생긴 충혈과 눈곱, 눈물흘림 증상으로 안과를 찾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유치원, 학교, 군대와 같이 단체 생활을 하는 곳에서 눈병이 급격히 퍼지는 경우도 많다.

‘눈병’이라 불리는 유행성 결막염은 과연 어떤 병일까? 크게 나누면 ‘유행성 각결막염(EKC : Epidemic Kerato-Conjunctivitis)’과 아폴로눈병으로 알려져 있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AHC : Acute Hemorrhagic Conjunctivitis)’이 있다.

두가지 모두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결막염으로 증상이 심할 뿐 아니라 직간접적 접촉에 의해 쉽게 전염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그 중 대표적인 질환인 ‘유행성 각결막염(EKC)’은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 병원체이며, 산발적으로 유행하지만 주로 여름철에 발생한다.

약 1주일의 잠복기가 있고 눈곱, 이물감, 눈꺼풀의 부종, 충혈, 통증, 눈부심 등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귀 주변 림프절이 붓기도 한다.

일단 걸리면 2∼3주 가량 지속되며, 발병 후 약 2주간 전염력이 있다.

한쪽 눈이 감염되면 대개 1주일 내에 다른 쪽 눈이 감염되며, 소아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더 심한 증상을 보인다.

심하면 눈꺼풀 뒤쪽으로 염증성 막인 ‘위막’이 생기고, 이후 염증반응으로 검은자가 뿌옇게 변하는 각막 혼탁으로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는 것 같다고 안과 방문을 갑자기 중단해버리면 더 큰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유행성 각결막염’과 마찬가지로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인 눈 질환에는 ‘인후 결막염’이 있는데, 주로 소아에서 감기 증상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눈의 충혈, 결막 부종과 함께, 고열과 설사, 목의 통증 등 인후염 증세가 나타난다.

결막염은 대개 한쪽 눈에만 나타나며, 감기가 나으면서 결막염 증상도 같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눈 감기’라는 별명처럼 감기 증상과 유사하지만, 감기몸살로 오해하고 감기약만 복용하다간 인후결막염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2주 정도 지속된 후 점차 완화되지만 감기증상과 더불어 결막염 증상이 생기면 조기에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발사되던 해에 처음 발견되면서 ‘아폴로 눈병’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고, 원인 병원체는 엔테로바이러스와 콕사키바이러스다.

약 5∼10년 주기로 대유행하는 특징이 있고, 8∼24시간의 잠복기를 가지며, 갑작스러운 이물감과 함께 심한 결막하 출혈을 동반한다. 이와 함께 눈부심, 눈물, 눈꺼풀 부종, 귀주변 림프절 부종도 나타난다.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결막 출혈이 1∼2주에 걸쳐 흡수되는 과정을 통해 낫게 되며, 발병 뒤 적어도 4일간 전염력이 있다.

유행성 결막염은 감기와 같이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기 때문에 단번에 병을 잡는 특효 치료가 없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을 줄이며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치료의 초점을 두게 되는데, 2차적인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와 소염제, 혈관수축제 안약을 사용한다.

안대는 통풍이 되지 않고 자칫 습기가 찰 수 있어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콘택트렌즈 사용자라면 치료될 때까지는 렌즈 사용을 금하고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눈은 가급적 만지지 않도록 하며, 만지기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는 발병 후 약 2주간은 수영장, 대중목욕탕 출입을 삼가야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 예방수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올바른 손씻기를 생활화한다. 외출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나 세정제로 손을 30초 이상 씻도록 한다.

둘째,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거나 비비지 않도록 한다.

셋째, 물놀이할 때는 렌즈를 끼지 않는 게 좋다. 렌즈를 끼면 세균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수경을 착용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넷째, 다른 사람이 쓰던 수건은 사용하지 말고, 베개나 안약 등도 공유하지 않는 게 좋다.

다섯째, 유행성 결막염 환자가 접촉한 물품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여섯째, 안약을 점안할 때는 안약 용기의 끝부분이 눈꺼풀이나 눈썹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안약은 바깥쪽 아래 눈꺼풀을 살짝 아래로 당겨 1∼2방울 점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곱째, 안대 사용을 피한다. 간혹 눈 보호를 위해 안대를 착용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눈 온도와 습도를 높여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이상기후로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쉽게 오지만 쉽사리 가지 않는 눈병, 그 예방법을 숙지해 행복한 휴가철이 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