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태대구취재본부 부장
▲ 김영태대구취재본부 부장

자유한국당 중앙당은 26일 홍창훈 경북도당 사무처장을 사무국 총무국장으로 발령했다.

경북도당 사무처장으로 10개월 남짓 근무한 홍 사무처장의 이번 인사로 떠나면서 경북도당은 최근 4년 동안 무려 10명의 사무처장을 겪은 셈이다.

결과를 놓고 볼 때 중앙당 사무총장이 바뀔 때마다 도당 사무처장도 자리를 옮긴 꼴이다.

이번에도 신임 김용태 사무총장이 임명되면서 다음날 경북도당 사무처장이 서울 중앙당으로 이동하게 됐다.

이같이 잦은 도당 사무처장의 인사로 인해 한국당 경북도당 당원들은 무척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역 당원들과 어느 정도 소통이 될만하면 자리를 뜨기 때문이다.

4년간 10명의 사무처장이 자리를 옮겼다면 한 사람이 평균 6개월도 채 있지 못했다는 산술적인 수치가 나온다. 그나마 홍창훈 사무처장은 10개월 정도 재임한 것은 장수한 셈이다. 나머지 사무처장의 근무 일수는 계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짧다. 홍 처장을 제외하면 넓고도 넓은 경북지역 지구당을 한바퀴 돌지도 못하고 떠났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당으로서는 인재를 중앙당으로 모으는 것이 당연시할지 모르지만, 4년에 10명의 인사는 너무하다는 비난을 사고도 남는다.

특히 경북도당은 지난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지역 인사들의 면면을 충분히 파악해 어느 지역보다 차기 총선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처지다.

하지만, 당원들은 갑작스런 인사로 인해 처음부터 또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려야 하는 걱정이 앞선다는 푸념을 내놓고 있다.

조만간 도당위원장을 새로 선출해야 하고 내년 초 있을 한국당 당직개편에서 사무총장이 바뀐다면 또다시 인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알만하면 새 인물을 맞아야 하는 어려움이 이번이 끝도 아니다. 이렇게 되면 경북도당은 신임 도당위원장에 살림꾼인 신임 사무처장이 손발을 맞춰야 하는 큰 어려움을 안게 된다.

한국당이 여당이었다면 이 같은 문제점은 크게 부각되지 않겠지만, 지금은 비대위가 출범한 상황인 만큼 당원들도 배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북도당 당원 중에는 “그동안 한국당을 지켜온 경북도당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냐”, “중앙당의 횡포에 가까운 인사”란 반응이 나온다.

대구를 떠난 사무처장들 역시 대놓고 말은 못했지만, 1년도 채우지 못하는 인사로 인해 앞날을 계획할 수도 없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한 당직자는“과거에는 사무처장 인사시 최소한 지역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본인의 의사 등을 최대한 고려했지만, 몇년 전부터는 이런 절차도 사라진지 오래”라고 푸념했다.

한국당의 개혁은 예측 가능한 인사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소리고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