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평균 수입량만큼만 무관세 적용하고
초과수입품 25%관세…3조 수출 한국 타격

▲ 19일 오전 한국철강협회에서 14개 철강사와 산자부 등 관계자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제공

유럽연합(EU)이 19일부터 23개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를 잠정 발동했다.

EU 집행위는 “미국이 고율의 철강 관세를 부과, 미국 수출이 막힌 철강이 유럽으로 덤핑될 우려가 있다”며 3월 말부터 조사를 벌여왔고, 지난 5일 28개국 중 25개국의 찬성으로 세이프가드 조치를 결정한 바 있다.

세이프가드는 9개월간 조사를 벌여야 하지만 이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으면 최대 200일 전부터 세이프가드를 잠정 발효할 수 있다.

EU는 조사를 벌였던 28개 철강 제품 중 수입 증가가 없다고 판단한 5개를 제외한 23개 제품에 대해 지난 3년간의 평균 수입량만큼만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대(對)유럽 철강 수출이 인도·터키·중국 다음으로 많은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이 EU로 수출하는 23개 철강 제품 규모는 330만2천t으로 금액은 29억달러(약 3조2천8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유럽에 주로 수출되는 품목이 포스코·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의 주력 제품인 판재류여서 대형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U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수출 쿼터(할당)와 달리 국가별이 아닌 글로벌 쿼터를 적용했다.

무관세로 수출하는 물량을 국가별로 배정한 게 아니라 전체 물량만 정하고 누구든지 물량을 소진하면 그때부터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을 시행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3년간(2015∼2017년) EU로 수입된 평균 물량의 100%까지는 지금처럼 무관세로 수입하고 이를 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이 물량은 먼저 수출하는 순서대로 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조치가 적용된 23개 철강 품목의 총 쿼터 물량은 1천513만t이다. 품목에 따라 적게는 5천500t, 많게는 426만9천t이 배정됐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오전 한국철강협회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14개 철강사, 철강협회와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 철강업체들은 최근 3년 평균 물량만큼은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어 이번 조치가 미국의 철강 쿼터보다는 낫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출길이 막힌 미국에 대한 대체시장으로 EU 수출을 늘리려 했는데 25% TRQ가 수출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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