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온열환자 76명
닭·돼지 3만여마리 폐사
화재·도로변형 사고도
영천 38.3도 올 전국 최고
기상청 ‘한동안 더위 지속”

폭염이 앞으로 한달여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월요일인 16일에도 전국이 펄펄 끓어오르면서 올해 최고 기온이 하루 만에 새로 작성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낮 최고 기온은 영천(신령) 38.3도, 삼척(신기) 37.7도, 창녕 37.2도, 양양 36.8도, 부산(금정구) 36.6도다.

대구 경북지역에 불볕더위가 4일째 이어지며 온열질환자 발생과 가축폐사 등 폭염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5월 20일부터 16일까지 경북도내 37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을 찾은 환자 가운데 온열 질환자가 6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5월에 2명, 6월 14명, 7월 48명이 발생했고, 특히 폭염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지난 11일부터 5일간 44명의 환자가 집중 발생했다. 60대 이상이 23명으로 가장 많고 30∼40대 19명, 50대 17명, 20대 이하 5명 순이다. 환자 가운데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2명은 모두 논밭, 작업장, 공원 등 야외 활동을 하다 쓰러졌다.

대구소방본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온열 질환자 12명을 병원으로 옮겼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한 지난 10일부터는 10명을 이송했다.

질환별로는 탈진 7명과 실신 3명, 열사병과 경련이 각각 1명이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경북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지난 12일까지 63건에 3만3천200여 마리의 닭과 돼지가 무더위로 폐사했다.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는 닭이 3만2천여 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축산당국이 폭염이 맹위를 떨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폐사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해 피해 가축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축 폐사가 늘어나자 농가에서는 축사 천장에 스티로폼 등 단열재를 설치하고 선풍기나 팬을 24시간 가동하는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화재와 도로변형 등 사건사고도 이어졌다.

지난 15일 오후 5시께 북구 서변동 한 공터에 주차된 화물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화물차 적재함에 실린 스테인리스가 태양열로 달궈지면서 바닥 합판으로 열이 전달돼 불이 난 것으로 소방서는 추정했다. 이날 달성군 다사읍 한 비닐하우스 단지 내 농로에서는 고온으로 도로가 솟아올라 달리는 자동차가 멈춰서는 사고가 났다.

기상청은 폭염의 원인에 대해 ‘티베트 고기압’이라고 불리는 대륙 열적 고기압이 세력을 키우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이 더욱 커졌고 동시에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한반도 전역이 폭염의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6일 이후에도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폭염 현상 속에서도 곳곳에 소나기가 내려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폭염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병현·황영우기자

    손병현·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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