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우기획취재부
▲ 황영우기획취재부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말이 있다.

포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사업을 선정하면서 포항이 빠졌다면 붕어빵처럼 그냥 봐 넘겨야 할까.

올해 ‘포항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한 부문인 ‘우수콘텐츠 프로그램’ 선정이 이같은 입방아에 올랐다. 미리 선정대상을 정해놓은게 아니냐는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포항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취지는 사람 중심의 문화자치 활동을 북돋우고 현장 문화활동가를 양성하자는 것이다. 지역밀착형 사업이다.

4개 부문은 △문화전문인력양성 △지역 우수특화프로그램 개발 △도시문화숲 가꾸기 △문화창업·창의인재 지원이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것은 지역우수특화프로그램 개발. 선정된 작품이 포항지역과 무관하다는 것이 논란의 초점이다.

2016년부터 시작돼 포항시 문화예술과가 주관해오다 올해부터 포항문화재단으로 담당기관이 넘어간 차에 이런 논란이 빚어지고 있어 불신감을 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1천200만원에 시비 4억7천300만원을 엮어 집행한다. 문화사업으로는 작지 않은 규모다.

문화사업 특성상 영역이 광범위한 부분도 있지만 지역특화라는 취지에서 빗나간 선정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포항문화재단 측은 “비공개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통한 공정한 선정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2일까지 공모하면서 “‘포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우수공연, 전시, 학술, 콘텐츠를 선정·지원하며 예술가의 창작여건 조성 및 시민의 다양한 문화향유권을 확대하겠다”고 한 재단측이 밝힌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당선작은 9개다. 무지개 동화책으로 피어나다, 춤추는 태양과 노래하는 달, 내 청춘의 온도 1500℃, 단편영화 ‘우리집 문제’, 구룡포 맛과 멋 9美 9첩, 꿈틀로 페스티벌 플러스, 불빛 길놀이 프로젝트. 문화도시 포항의 비전을 담은 스틸상품 개발, 구룡포 문화 아카이브발굴 ‘구룡포 노래비 제작’ 등이다.

하지만 ‘춤추는 태양과 노래하는 달’, ‘내 청춘의 온도’, 단편영화 ‘우리집 문제’ 등이 포항 특유의 지역색을 갖추지 못했다는 반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문화계 인사 A씨는 “지역 예술, 학술 등 지역문화 가치를 확대시킬 사업들이 대거 배제됐다”며 “이는 미리 선정돼야 할 업체나 단체들을 정해 놓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면접과정에서 심사관이 ‘이번 선정은 꿈틀로 활성화와 연관된 사업이다’고 했지만 꿈틀로와 관련된 작품은 1∼2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창작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작품의 선정은 주관적인 논란이 일 가능성이 커 공정성이 다른 분야에 비해 더 요구된다. 다양하고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는 문화의 특성상 특히 그렇다. ‘특색’이 있지도 않고, ‘지역색’이 묻어나지도 않는 애매한 선정이라면 포항을 알리는 데도, 지역문화발전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게 이번 심사에 반발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어떤 기준이 적용됐으며 어떤 평가점수를 도출해 작품을 선정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논란을 해명하는 것이 혈세로 조성된 문화지원 자금이 눈먼 돈이 아님을 밝히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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