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사상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군의원이 입성한 칠곡군의회가 원 구성과 관련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장단을 독식한 데 따른 민주당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6명, 더불어민주당 4명으로 구성된 칠곡군의회는 3일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에서 강한 파열음이 새어나왔다. 이날 민주당 최연준 군의원이 의회운영위원장에 6대4의 표 차이로 당선됐지만, 이재호 신임 의장이 의결하기 직전 갑자기 사퇴를 선언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칠곡군의회는 지난 2일 치러진 의장과 부의장 선출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민주당 측은 당초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을 요구했으나 한국당 측이 응하지 않자 2일 치러진 의장과 부의장 선출에 전원 기권표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10명 의원이 모두 후보자가 되는 운영위원장에 민주당 소속의 최 군의원이 뽑히자 한국당의 의장단 독식과 상임위원장을 배려하지 않은데 불만을 품고 최의원이 위원장 사직서를 제출하는 강수를 뒀다는 설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하다.

이에 따라 운영위원장 재투표가 시작됐고, 의회운영위원장에는 결국 한국당 소속 심청보 군의원이 선출됐다. 이로써 모든 주요 의회직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맡게 돼 대화를 통한 원 구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의장단 선출이 끝난 후 이재호 신임 칠곡군의회 의장은 “초선 군의원이 의회운영위장은 가능하지만, 경험부족으로 다른 요직을 수행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며 “군민들을 위해서 하나로 뭉치려면 공무원들과의 업무 파악부터 하나씩 배워야 한다. 능력을 보였을 때 후반기에나 생각해볼 만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임시회가 마무리된 후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당별로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등 불화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의 한 군의원은 “우리가 경험이 없어서 의장단에 선출될 수 없다고 했으니, 전반기에는 한국당에서 다 맡고 2년 경험을 쌓은 후반기에는 민주당이 의장단을 맡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양측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칠곡/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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