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소리’

신동화 지음·좋은땅 출판사 펴냄
시집· 9천원

포항에서 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동화(65) 시인의 첫 시집 ‘달빛 소리’(좋은땅출판사)가 출간됐다.

신동화 시인은 1980년대 초 포항문학의 출범기에 ‘형산강’ 연작시와 같은 서정성 높은 시들을 발표하며 시인의 길을 걸어왔다. 그런 저자가 향토 문화를 기반으로 쓴 시들을 수록해 시집을 발표했다.

시집은 제1부 ‘형산강, 그 영원한 생명의 젖줄’, 제2부 ‘가을 민들레 하얀 홀씨’, 제3부 ‘바닷소리’, 제4부 ‘인연의 소리’로 구성돼 있다.

시인의 ‘형산강 6-살아있는 목숨을 위하여’라는 시를 소개한다.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이렇게/제복에 묻혀 아침저녁/자전거 페달을 밟으며/강마을 강둑을 달리며/소리 없이 깊이깊이 흐르는 강물을 보네./온통 매캐한 냄새와/거대한 굴뚝마다 쿨럭쿨럭/제철공장 하늘을 덮는 구름덩이/자맥질로 하루해를 보내며/겨울 때 씻던 강은 아니지만/바람이 봄을 몰고 오는 강둑에는/강바람에 강버들 눈이 트고/정말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징용 나가 소식 없는/큰아들 생각만 하시던 할머니/저 강물에 한 줌 재 되어 흐르고/”

(이하 생략)

이 시는 1980년 대 중반 포항문인협회의 기관지인 ‘포항문학’에 발표된 ‘형산강’ 연작 시 중의 한 편이다.

김만수 시인은 신동화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푸근하고 넉넉한 인간미를 바탕으로 지역의 정서와 정신을 절제된 언어의 교직으로 표현해 냈다. 시인의 감각적 사유(思惟)와 미학적(美學的) 감성(感性)이 잘 드러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이 시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음을 본다”고 평했다.

저자는 첫 시집을 내면서 “설머리 먼동과 형산(兄山)의 노을 따라 참으로 먼 길을 휘휘 돌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돌아보니 아득하고 눈물겹습니다. 그리운 사람들, 정겹고 따스한 인연들 있어 행복했고 함께한 아름다운 시간들 노을 속에 가만히 붉습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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