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13 지선 ‘선택의 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치열한 선거전이 끝나고 선택의 날이 밝았다. 좋든 싫든 유권자들은 이제 결정을 해야 할 시간이다. 선거의 양태가 제아무리 지방선거의 모범을 형성해내지 못했다 해도 우리는 누군가 지역살림을 맡아서 이끌고 나갈 지도자들을 뽑아야만 한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지방정부의 운명이 갈리고 지역민들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생각을 하면 결코 허투루 치러서는 안 될 중요한 선거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어쨌든 한반도 평화문제가 가장 큰 변수다. 그러다보니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등 네거티브만 기승을 부렸을 뿐 전국적으로 지방선거다운 선거열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런 가운데 TK(대구·경북)지역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와 남북 평화무드의 연장선상에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진전략이 상당 폭으로 먹혀드는 흔치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

중앙정치 이슈 난무하고
네거티브 기승으로 ‘얼룩’
어디까지나 지방선거 명심


지역 삶의 질 책임질건지
한 번 더 생각 후 선택해야
권력에 기댄 호가호위나
망국적 지역주의 배격을

TK유권자들은 다른 그 어느 때보다도 난해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오랜 세월 보수정치의 심장역할을 해왔던 지역의 유권자들은 실패한 박근혜정권의 길고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가치관의 혼돈을 겪고 있다. 그동안 애정을 쏟아왔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민심을 다시 얻을 만큼 환골탈태하지 못하여 안타까움만 사고 있는 형편이다. 민주당이 불모지였던 영남지역에서 어떤 성적표를 거둘 것인가 하는 것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어 있다.

아무리 한반도 평화 논란과 중앙정치 이슈에 휘둘려버린 선거라 하더라도, 우리는 제대로 된 지역일꾼을 찾아내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중앙정치의 위력에 자신의 역량을 맡겨놓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인재는 위험하다. 시대착오적인 지역주의에 찌들어 어떻게든 망국적 지역감정에 기대 이득을 보려는 구태의연한 선동에 말려들어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도 지방자치에 대한 신념과 지방분권 의지가 투철한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어디까지나 ‘지방선거’라는 사실을 끝까지 잊지 말아야 한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뜯어보고 좋은 인재를 선택해야 한다.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면면을 견줘볼 생각도 없이 ‘깜깜이 선거’에 ‘줄 투표’로 흘러가는 것은 스스로의 미래를 좀먹는 퇴행적 투표행태다. 적어도 어느 후보가 과연 지방의 미래를 맡겨도 될 만한 탄탄한 능력과 도덕성을 지녔는지 정도는 따져보아야 한다.

민주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지방선거의 주연은 어디까지나 지역민들이다. 한 표 한 표가 지역과 자신의 미래를 위한 엄중한 투자라는 생각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 나라의 정치수준은 국민의 수준이며, 지방자치의 수준은 지역민들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을 상기해야 한다. 오늘의 소중한 결정에 나와 내 가족의 내일이 달려 있다.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더 고민해보고, 조금 더 살펴보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슬기로운 유권자가 되길 소망한다.

/안재휘 논설위원 ajh-77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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