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합의문 서명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양국관계 정상화를 약속하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현지시각 오후 1시 42분(한국시간 2시 42분)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문에 공동 서명했다.

북미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의 중대 걸림돌인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프로세스를 10여 년 만에 재가동하고, 6·25 전쟁 발발 이후 68년간 이어온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중대한 일보를 내디뎠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우리는 중요한 문서에 서명한다. 굉장히 포괄적인 문서”라며 운을 뗐다. 이어 “우리 두 사람 모두는 이 문서에 서명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며, 양측이 결과에 대해서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후 1시 43분 각자 사인한 합의문을 교환하며 악수를 했다. 전 세계가 기다려온 북미 정상의 공동합의문 교환 순간이었다. 북미 핵심 수행단은 큰 박수로 합의 도출을 축하했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이, 북측에서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부위원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북미협상의 핵심 주역들이 참석했다.

두 정상이 교환한 합의문은 크게 4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골자는 △한반도 완전비핵화 △한반도 지속·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양국 관계 정상화 △전쟁포로, 전쟁 실종자 유해송환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추진 구상에 대해 “우리는 그 (비핵화) 프로세스를 매우 빠르게 시작할 것”이라며 후속 비핵화 협상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을 느낀다. 북한, 한반도와의 관계가 과거와는 굉장히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둘 다 무언가 하고 싶다. 우리 둘 다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인격에 매우 똑똑하다. 좋은 조합”이라며 “그는 그의 국민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틀림없이 초청할 것”이라고 답해 미국에서의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언하기도 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걷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서명을 하게 됐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후 1시 45분께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하고 환히 웃으며 서명식장에서 나갔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등에 잠시 손을 올리자 트럼프 대통령도 곧이어 같은 동작으로 친근감을 표시했다.

한편, 공식적인 회담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을 하고 현지시각 오후 7시께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서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전했다.

김 위원장도 이날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이용했던 중국 고위급 전용기 2대도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이륙해 싱가포르에 오후 6∼7시께 도착할 것으로 예상돼 김 위원장도 이날 저녁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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