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안동시의원 출마
50만원 들여 제작 ‘눈길’

▲ 유세용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선 허승규(30) 녹색당 안동시의원 후보. /허승규 후보 제공

“제가 청년 후보로 우리가 유권자일 때 싫어했던 유세 모습은 보여주지 않으려고요.”

6·13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허승규(30) 녹색당 안동시의원 후보 유세차는 자전거다.

자전거 앞 바구니는 꽃으로 꾸몄고, 뒤쪽엔 자신의 홍보 현수막을 3면으로 세로로 둘러싼 세발자전거를 타고 골목길 구석구석을 누빈다. 생태주의 정당의 후보다운 모습이다는 반응이다. 제작비는 자전거값을 포함해 50만원. 대형 스피커와 LED전광판으로 중무장한 트럭 유세차 임대 가격이 2천만원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

자전거를 본 유권자들이 ‘조용해서 좋다’, ‘유권자를 배려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허 후보는 말한다.

허 후보는 “지역의 초등학교 부근은 한마디로 주차 전쟁이다. 인도에까지 차가 들어설 정도로 교통대란에 확성기까지 틀고 유세차량이 지나가면 주민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유권자의 생활권을 고려한 유세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안동의 정치변화를 꿈꾸어오던 맹랑한 소년이었다는 평가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녹색당 전국사무처 당직자로 일하면서 지속적인 정치현실에 대한 변화를 꿈꾸다, 이번 지방선거 안동시의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에선 최연소 시의원 후보자다.

허 후보는 “최근 지역에선 보수적인 분들조차도 안동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 그럼 이건 보편인데, 안동이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시민들을 낮춰보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시대는 변해왔고 시민의 집단지성을 믿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바람을 가진 시민들을 만나 간절히 응원해줄 때 보람을 느끼고 기쁘다”고 말했다.

‘당신 곁의 시의원’, ‘시민 앞에 겸손하고 권력 앞에 당당한 시의원’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허 후보는 “시의회에 대한 불신이 높은데 저는 시민과 시의회를 좀 더 가깝게 하는 시의원이 되고 싶다”며 “당선되면, 시의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안동시 살림살이가 어떻게 쓰이는지 공유하고 개방하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자치의 토대를 다져 제2, 제3의 허승규가 계속 나올 수 있도록 안동정치의 체질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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