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지역구 동구청장에
바른당 현역 강대식 ‘강세’
홍의락 지역구 북구청장도
민주·바른당과 3파전 ‘팽팽’
겉으론 민생행보 표방에도
선전포고 다름없다는 분석
洪 “남북문&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운데)가 16일 오후 대구시 동구 신기동 반야월종합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의 남북화해 공세에 맞서 제1야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구를 찾아 보수표심잡기에 나서면서 지방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다. 홍 대표의 대구방문은 지난 11일 대구·경북 필승 결의대회 참석을 위해 대구와 경북을 찾은 뒤 불과 닷새만이다.

홍준표 대표는 16일 오후 대구 동구 신기동 반야월종합시장과 북구 읍내동 북구시장 등 지역의 전통시장 두곳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날 홍 대표의 시장 방문에는 김상훈 대구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당 소속 구청장과 시의원,구의원 후보들이 함께했다.

홍 대표는 이날 “동구청장 공천 과정에서 좀 시끄러워 동구 주민들이 걱정한다고 해서 이번에 들렀다”며 “북구는 처음 내가 대구 올 때부터 출마 안 한다고 하고 왔기 때문에 당협 위원장 없이 선거를 할 처지여서 선거 시작 전에 미리 와서 후보자들하고 한 번 시장에 와 봐야 하겠다고 해서 오게 됐다”고 대구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홍 대표는 이어 “전국이 대구만큼만 되면 우리가 70% 이상 압승한다. 경남지역 모 여론조사를 보니 응답자의 36%가 경제 문제가 선거를 좌우한다고 했고, 두 번째가 경남사람들이 관심이 많은 것이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였고, 세 번째가 남북문제였다”며 “선거를 좌우하는 건 경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남북문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 문제여서 선거를 좌우하지 않는다. 지난 2000년이나 2007년, 2010년이 그랬다”며 “그래서 우리가 선거를 민생과 경제 살리기로 정리해서 하고 있다. 대구도 대구 경제를 살리는 선거에 역점을 두도록 하고, 끝나서도 대구 경제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가 이처럼 대구방문을 단순한 민생현장 행보로 치부했지만 사실상 이 두 지역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지역 최대 관심지역이기에 먼저 보수표심 결집으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전략적인 방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대구 동구 반야월시장은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의 지역구이고, 북구 재래시장은 재선의 더불어민주장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대구 동구의 경우 강대식 현 구청장이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현역 프리미엄과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곳이고, 지난 한국당 경선에서 공천번복과 재경선 등 4차례나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등 공천잡음이 적지 않았다. 홍 대표의 동구행은 공천 잡음으로 실추된 당 이미지를 회복하고 갈라진 당심을 한데 모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대구 북구 지역구 역시 홍준표 대표가 당협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지역이어서 절대 내줄 수 없는 곳이다. 게다가 지역구 국회의원인 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헌태 북구의원, 9차례나 북구지역에서 선거에 출마해 시ㆍ구의원을 지낸 바른미래당의 구본항 예비후보가 한국당 후보와 맞서는 3파전 구도를 형성해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큰 곳이다.

여기에다 홍 대표로서는 지역구를 맡은 뒤 단 한차례도 내려오지 않아 실질적인 활동이 없다는 따가운 질책을 받은 바 있어 이를 무마하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이날 홍 대표의 대구 반야월시장 방문에는 배기철 동구청장 예비후보를 비롯한 광역·기초의원이 함께 했고, 북구시장 방문에도 배광식 북구청장 예비후보와 광역·기초의원 공천자 대부분이 참석한 데에서도 이날 대구행이 한국당의 ‘보수결집을 위한 전략적 선제공격’이란 분석을 뒷받침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방문한 동구 반야월시장은 미래당 유 대표의 표밭중에 표밭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홍 대표의 유 대표에 대한 은근한 견제이자 선전포고”라며 “앞으로 실시될 대구지역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간의 치열한 선거전의 전초전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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