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경북부
▲ 김두한 경북부

봄철 최고의 산나물인 울릉도 명이 채취에 따른 추락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울릉도 명이는 주민들에게 짭짤한 소득을 안겨주지만 험준한 산악지역에서만 자생하고 있어 채취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너무 깊숙한 산속으로 가다 길을 잃거나 추락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명이를 캐기 위해서는 울릉군산림조합으로부터 명이채취허가를 받아야 한다. 올해 채취허가를 받은 주민은 600여명, 하루 수백 명이 명이채취에 나선다. 위험을 무릅쓰고 명이 채취에 나서는 이유는 몇 시간동안 하면 20~70kg를 딸 수 있다. kg당 가격이 1만8천원선으로 하루 30만~1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산림조합에서는 하루 1인 당 20kg으로 채취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수백 명의 주민을 통제할 수도 없어‘말뿐인 규정’이다.

현지 주민들만 채취허가를 받아 가능한 명이채취에 ‘돈이 된다’는 소문을 듣고 육지인까지 가세해 로프를 이용해 위험한 절벽구간까지 접근하면서 명이 뿌리까지 캐는 등 씨를 말리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오징어 씨말리기’에 이은 제2의 ‘명이참사’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육지인들의 채취는 불법이다.

울릉도 명이는 눈 속에서 싹을 띄우고 이른 봄에 채취하는 봄철 산나물이다. 무분별한 채취로 명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자생장소가 줄어들고 있다. 험준한 산악에서 자생하면서 이를 채취하다가 올 들어 2명이 추락해 사망하고 5명이 굴러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2명이 길을 잃고 헤매다 결국 헬기로 구조되기도 했다. 울릉 119안전센터에 신고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울릉산악구조대가 출동하거나 친지 등을 통해 길을 잃었다 구조되는 사례도 셀수 없다는게 주민들의 얘기다.

울릉도는 72.86k㎡ 크기에 성인봉(해발 987m) 등 900m 넘는 봉우리가 5개, 700m 이상 봉우리가 10개가 넘을 정도로 산세가 험준하고 가파르다. 명이 역시 대부분 700~800m의 험준한 고지에 자생하고 있다.

앞으로 명이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더 높고 험준한 곳으로 가야 한다. 이 때문에 사고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명이채취 휴식년이나 휴식구간을 정하자는 말도 나온다. 또 1인당 하루 채취량을 철저히 제한하고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을 선별해 채취허가를 내주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람도 구하고 명이도 구하는 일거양득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