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 의지 공식화 등
남북회담 성과 긍정 평가
5~6월 중 예정 북미회담도
5월 중에 조기 개최 시사
문 대통령도 ‘속도전’ 강조
향후 로드맵 청신호 예고

▲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29일 오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개최될 북미정상회담의 전망을 밝혀주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5월 개최를 언급함으로써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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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북한의 ‘뚜렷한 비핵화 의지 명문화’를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하면서 북미 간에 논의해야 할 구체적 비핵화 방법론 합의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5월 중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세부방안에 합의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9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지난 28일 오후 9시 15분부터 1시간 15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라는 목표를 확인했다”며 “이는 남북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한미가 공조한 최대한의 압박 전략 하에서도 대화를 강조하며 남북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킨 문 대통령의 공을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 사이에 이뤄진 종전선언에 관한 합의에도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핵화에 이어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을 맺어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문 대통령의 ‘로드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한미 정상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실제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을 두고 폭넓게 논의하는 동시에 회담의 조속한 개최에 의견을 모으고 후보지로 압축된 두세 곳과 관련한 의견도 교환했다.

문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싱턴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내 생각에는 북한과의 회동이 오는 3∼4주 이내에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5∼6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5월 중으로 특정함으로써 문 대통령과 교감한 ‘북미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원칙에 시기까지 못 박아 발표한 셈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속도전’을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가 1년 차인데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며 합의 이행에 속도전을 강조한 바 있다.

향후 북한 비핵화 논의에서 최대 관건은 역시 북한의 비핵화의지에 달려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등 국제사회와 북한이 비핵화 원칙에 합의하고서도 구체적인 이행 과정에서 신뢰가 깨져버려 북한의 핵 고도화를 막지 못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핵 동결을 ‘입구’로, 핵 폐기를 ‘출구’로 하는 2단계 북핵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반면에 핵 동결과 핵 폐기 사이에는 적지않은 과정들이 남아있고,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즉, 핵시설 신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전문가그룹의 사찰 등 세분화한 단계적 방법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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