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실내체육관선 지금…
새벽부터 몰린 이재민들
불안감 속 텐트 안서 휴식
100여명 메스꺼움 등 호소
의료·심리상담 등 받아
건조한 내부에 먼지까지
감기 환자도 늘고 있어

▲ 11일 새벽에 발생한 규모 4.6의 강한 여진으로 지진 피해 이재민 대피소인 흥해체육관을 찾는 이재민이 늘어나고 있다. 12일 오후 포항시 관계자가 중식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또 여진이 올까봐 불안해도 우짭니까. 견뎌내야죠.”

12일 오전 10시 40분 포항 흥해실내체육관.

체육관 주변으로는 이날 새벽 사이 내린 눈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불과 세 달전, 이 곳에 가득했던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영하 2℃의 추운 공기와 더해져 체육관은 더욱 허전해 보였다. 그나마 철수하지 않고 돌아온 몇 안되는 봉사단체 중 `짜장스님`으로 유명한 운천스님의 천막이 덩그러니 대피소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전날인 지난 11일 오전 규모 4.6의 강진이 휩쓸고 간 뒤, 이재민 대피소인 이 곳은 첫날보다 비교적 담담한 분위기였다.

이재민들 대부분은 다른 움직임 없이 텐트 안에서 가만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편한 고요함이 감도는 이 곳에서는 발걸음마저 조심스러웠다. 면면에는 불안감에 선잠을 잔 듯 초췌함이 가득했다.

체육관 내 텐트마다 젖은 수건과 신문지 등이 얹혀 있었다. 건조한 내부 탓에 이재민들은 임시방편을 마련했다. 체육관 양쪽과 정면에는 공기청정기 8대가 분주히 돌아가고 있었지만, 다수 인원이 머무는 이 곳의 먼지를 제거하기엔 힘겨워 보였다. 이재민 A씨는 “체육관에서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체육관 안쪽에는 북구보건소 소속 의료지원단과 심리상담지원단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환자들과 면담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4.6 여진 당시만 해도 100여 명의 이재민들이 몰려 메스꺼움 등을 호소했다고 심리지원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이돌봄방에서 뛰놀고 있어야 할 어린이들도 조용하긴 어른들과 마찬가지였다.

여진 이후 병원에서 입원을 권유받았던 대웅파크 1차 주민 박무연(74·여)씨는 병원도 가지 못한 채 이곳에 남아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손자와 손녀를 두고 입원할 수 없어, 가만히 앉아 홀로 증상을 감내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경주 지진처럼 포항 역시 1년 이상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본진 이후 약 9개월 정도를 여진의 불안 속에서 살아야 하는 셈이다.

이재민 B씨는 “지진 전처럼 따뜻한 내 집에서 편안히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황영우·이시라기자

    황영우·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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