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수<br /><br />전 포스텍 교수·경제학
▲ 서의수 전 포스텍 교수·경제학

새해 초에 우리는 흔히 새해 목표를 세운다. 한국 사회가 새해 목표로 하면 좋겠다고 필자가 생각하는 것들을 적어본다.

먼저, 개인들이 각자 자주성(autonomy)을 넓히기로 결심하면 좋겠다. 자주성을 넓히기 위해 자신의 발로 스스로 서야 한다. 어떻게 스스로 설 수 있을까?

각자가 자신의 재능, 자신의 관심사, 자신이 가치있게 여기는 것을 추구하자. 이렇게 하면 나의 독특한 위치를 개발하게 되고,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 보다 일이 더 쉽게 성취되고, 더 행복하게 느낄 수 있다.

이때 나의 경쟁자는 나 자신 뿐이다.

내 업적은 내가 얼마나 남보다 더 잘했는가 보다는 얼마나 내 재능과 잠재력을 충분히 개발했느냐에 의해 측정된다.

내 자긍심은 내 관심사에 얼마나 내 열정을 쏟았느냐에 따라 느끼게 될 것이다. 내 삶의 보람은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추구했는가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이처럼 내가 하는 일의 가치와 과정, 그리고 내가 쏟아 넣은 열정에 역점을 두면, 비록 결과가 기대와 다르더라도 너도 나도 모두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미국에서 35년 살고 2010년에 한국에 와서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가지 목표를 향하여 경쟁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독특한 개인적 목표들을 추구하는 것을 찾기 어려웠다.

모두가 오직 한 목표, 즉 돈 많이 벌고 좋은 집과 물질을 누리며 높은 사회적 신분 또는 권력을 즐기는 것에 집중하고 모두가 물질, 명예, 그리고 권력을 추구하는데 여념이 없어 보였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성공으로 간주 된다면 소수만 `성공`하고 행복해 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패자`가 되고 불행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어린이들과 학생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개발하는 것을 새해 목표이자 장래 커리어(career)의 지침으로 삼도록 권한다.

남이 하는대로 하거나 남과 경쟁하기 보다 자신의 재능, 열정, 가치를 추구하도록 하자.

단기적으로는 현 사회의 학벌주의, 사회신분주의 장벽과 싸워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한국 사회 문화와 관행도 점차 자주성 있는 사람을 선호하지 않겠는가?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주기로 새해 목표를 세우자.

그 선물은 다름 아닌 부모의 시간이다. 자녀교육은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시작된다. 학교는 주로 지식을 가르쳐 주지만 인성교육과 사회교육은 가정에서 부모가 말과 생활 행실로 가르쳐야 한다. 세상에서 내 자식이 가장 귀중하다면 나의 가장 소중한 것, 즉 부모의 시간과 부모 자신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젊은이들은 부모와 사회에 의지하기 보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인생을 세워나가는 것을 새해 목표이자 삶의 지침으로 삼도록 권한다. 학자금, 자동차와 집 등을 내 손으로 장만하도록 하자.

부모의 도움을 받더라도 제3자의 빚과 똑같이 충실히 사랑과 돈으로 갚아나가자.

사회인들도 보다 더 자주성을 발휘하는 것을 새해 목표로 삼도록 권한다.

내 부서, 내 회사, 내 동네를 내 것처럼 알고, 무엇이든 도움되고 향상성 있는 일을 솔선하도록 하자. 매니저들, 임원들도 자주성을 스스로 나타내고, 직원들도 그리하도록 부추기자.

서로 눈치 보면서 움츠리고 윗 사람 지시만 기다리지 말자. 능동적으로 동료들에게 접근해 아이디어를 나누고 윗 사람에게도 접근하여 자신과 다른 동료들의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조직의 주인처럼 적극적으로 활동하자.

매니저들, 임원들은 직원들이 이처럼 하도록 독려하고, 자신들도 솔선수범하자.

은퇴한 시니어(senior)들은 그들의 `황금기`를 적극적으로 선용할 수 있는 몇 개의 프로젝트를 새해에 시작하도록 권한다.

일을 꼭 해야 하지 않는다면 기본 생활이 보장된다면 일생에 하고 싶었는데 가족을 돌보고 일하느라 하지 못했던 것들을 즐기자.

또한 사회를 위한 일에도 시간과 정력, 그리고 돈도 사용하여 사회적인 약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