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창립 50돌… 다가올 100년 준비

▲ 1970년 4월 1일 포항제철소 1기 착공식에서 박정희(가운데) 대통령, 박태준(왼쪽) 사장, 김학렬 부총리가 발파버튼을 누르고 있다.

포스코(포항제철)가 오는 4월 1일로 창립 50돌을 맞는다.

1968년 4월 1일 포항의 작은 포구 영일만 허허벌판에서 맨손으로 시작한 철강신화의 대장정이 올해로 반세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가 만든 `산업의 쌀` 철강은 197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의 심장부 역할을 맡아 왔고 지금도 새로운 철의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다. 포스코는 다가 올 100년의 준비도 착실히 다지고 있다.

`산업의 쌀` 철강, 대한민국 산업근대화 심장부 역할
조업 25년만에 연간 조강 생산 2천100만t 세계 최고
월드 프리미엄제품 `기가스틸`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8년 연속 선정

포스코는`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서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위로 선정되는 등 세계 5위 철강기업으로 우뚝 섰다. 포스코가 오늘날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숱한 역경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포스코의 `강철맨`들은 오로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일념으로 일해 온 결과 오늘날의 포스코를 탄생시킨 것이다.

포스코는 기술력과 자본력이 전무한 한국 땅에서 조업 25년 만에 연간 조강 생산규모 2천100만t의 세계 최고 철강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창업자인 청암 박태준 회장의 `우향우`정신이 크게 작용했다.

1969년 1고로 건설에 나섰던 당시 박태준 사장은 “조상의 핏 값으로 짓는 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목숨 걸고 일을 해야 한다. 만약 실패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영일만 앞바다에 빠져 죽어야 한다”며 건설요원들을 다그친 일화는 아직도 포스코인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엔 돈·기술·철광석·석탄 등 제철의 4요소 중 하나도 없었지만 `우향우 정신`으로 `하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것이다. 특히 당시 `하면 된다`라는 정신은 오늘날 세계속에 우뚝서게 한 한국경제의 어젠더로 부각되고 있다.

 

▲ 영일만 허허벌판에 포항제철소의 1고로가 우뚝 솟아 있다. 뒤편으로 형산강과 포항시가지로 변한 들판이 보이고 있다.
▲ 영일만 허허벌판에 포항제철소의 1고로가 우뚝 솟아 있다. 뒤편으로 형산강과 포항시가지로 변한 들판이 보이고 있다.

◇포항지역 곳곳 포스코 손길 닿지 않는 곳 없어

포스코의 포항지역 사회 공헌과 기부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이 넓고 많다. 포항시가 추진하는 모든 분야에서 포스코가 빠지면 추진이 안될만큼 그 역할이 막중하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지진 때에도 20억원을 기부했고, 매년 연말불우이웃돕기 성금(지난해 1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밖에 포스코가 포항지역에 내놓은 협력기금은 포항운하 건설 300억, 포항테크노파크 조성기금 200억, 환호해맞이공원 조성 200억, 종합운동장 등 전국체전 지원 52억, 포항국제불빛축제 10억(매년), 포항문화예술회관 건립 57억, 섬안큰다리 건설 철강재 지원 27억, 남구보건소 건립 43억원 등 대략 90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연간 주기적인 자매마을 활동, 포항시장학금 등 세세한 기부금만도 수십억원에 달한다. 포스코가 벌이고 있는 봉사활동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新중기전략 성공시 2025년 매출액 11조 2천억

포스코는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철강산업의 경쟁 심화,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 가속화에 대비한 新중기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포스코의 新중기전략은 고유기술 기반의 철강사업 고도화, 비철강사업의 수익성 향상, 차별화 역량 기반의 미래성장 추진 및 그룹사업의 Smartization이 핵심내용이다. 新중기전략이 완료되는 올해 말에는 연결 영업이익이 5조원으로 늘어나고, 미래성장 분야의 매출액도 2025년까지 11조 2천억원(별도기준)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액은 53조 835억여원(연결기준)에 달한다.

新중기전략에 따라 현재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철강부문은 월드프리미엄 등 고유기술에 기반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 판매함으로써 2위 기업과의 격차를 계속 벌여 나갈 계획이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중점 추진해 온 월드프리미엄 제품판매 확대전략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50%까지 판매비중이 상승하는 등 대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룹사업 Smartization과 관련해서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모두 참여시켜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빌딩 앤 시티, 스마트 에너지 등 그룹차원의 사업 플랫폼을 새로 정비할 계획이다.

 

▲ 포항제철소 환경감시전망탑에서 바라 본 형산강과 포항시가지 전경.<br /><br />/포스코 제공
▲ 포항제철소 환경감시전망탑에서 바라 본 형산강과 포항시가지 전경. /포스코 제공

◇차세대 철강재 `기가스틸`세계시장 주도할 것

권오준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월드 프리미엄(WP) 제품인 `기가스틸`도 세계적 철강재로 각광받고 있다.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철강산업 미래를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에 대비한 자동차 경량 소재 개발에서 포스코가 초고장력강판(기가스틸)이나 고(高)망간강 `포스엠` 등의 기술로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보다 3배 강하면서 가격은 3분의 1 수준인 기가스틸은 앞으로 세계 철강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엠은 `POSCO Manganese(망간)`의 약자다. 포스엠은 기가스틸보다 인장강도(강판을 양쪽 끝에서 잡아당겨 끊어질 때까지 버티는 힘)와 연신율(가공성)이 훨씬 더 높다.

 

▲ 철강의 강함을 부드럽게 변화시켜 주는 포항제철소의 녹지조경은 세계 최고 철강사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br /><br />/포스코 제공
▲ 철강의 강함을 부드럽게 변화시켜 주는 포항제철소의 녹지조경은 세계 최고 철강사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파이넥스 가동 10년만에 쇳물생산 2천만t 달성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파이넥스(FINEX) 공법의 성공신화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파이넥스가 지난해 12월 7일자로 쇳물 2천만t 생산을 돌파했다.

고로 역사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사례다. 지난 2007년 파이넥스 상업생산 설비를 처음 가동한 이래 10년 8개월만에 쇳물 누계 2천만t을 달성한 것이다. 파이넥스의 역사는 1990년대 초 포스코가 진행하던 용융환원 제철법 연구를 정부가 국책과제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7년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2공장, 2014년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 등이 차례로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포스코의 파이넥스는 매일 약 1만t의 쇳물을 생산하고 있다.

 

▲ 고로 앞에서 포즈를 취한 생전의 청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br /><br />/포스코 제공
▲ 고로 앞에서 포즈를 취한 생전의 청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포스코 제공

“실패하면 모두 영일만 앞바다에 빠져 죽자”
박태준 명예회장 `우향우 정신` 지금도 회자

포스코(포항제철) 창업자 청암(靑巖) 박태준 명예회장. 박 명예회장이 타계한지 벌써 6년이 지났지만 그가 이룬 업적과 공로는 오늘날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영일만 허허벌판에서 포항제철소라는 `형산강의 기적`을 이루면서 “나는 이 땅에 태어난 것 자체가 큰 인연이다. 나에게 제철소를 만드는 일이 주어졌을 때 나는 회피할 수 없는 사명감을 느꼈으며 경건한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 말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대일청구권자금을 종자돈으로 포항제철소 건설을 시작하면서 그는 임직원들에게 “실패하면 모두 영일만 앞바다에 빠져 죽자는 `우향우 정신`을 맹세했지만, 죽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절망, 불가능은 포스코내에서는 금기어였고, 오로지 `하면 된다`는 성공만을 추구했던 것이다. `우향우 정신`과 `제철보국 정신`으로 무장한 `포스코 강철맨`들은 포항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일관제철소를 완성시킨 것이다.

청암은 기술력과 자본력이 전무한 한국 땅에서 25년 만에 포스코를 연간 조강 생산규모 2천100만t의 굴지의 철강기업으로 키워냈다. 시대적 차이는 있지만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당대 35년간 연간 조강생산 1천만t을 이뤘던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성과다. 박 회장은 눈을 감기 전 “포스코가 국가경제동력으로 성장해 만족스럽다. 앞으로 포스코가 더 크게 성장해 세계 최고가 되길 바란다”면서 포스코에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

그의 유언에 맞춰 후배들은 포스코를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 세계적인 철강전문 분석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는 포스코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서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위로 선정했다.

청암, 그는 비록 떠났으나 그가 남긴 제철보국 정신은 오롯이 남아 포항제철소 현장 곳곳에서 오늘도 힘찬 정기(精氣)를 뿜어내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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