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BR>경북부
▲ 김두한 경북부

울진해양경찰서가 지난 5일 개서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사면이 바다인 울릉도 주민들은 좀 더 가까운 곳에 해양경찰서가 생겨 축하해줘야 하지만 오히려 씁쓰레하다. 해경업무까지 울릉도는 섬이라서 역차별을 받는 느낌이다.

동해 중부에는 동해해양경찰서, 동해 남부에는 포항해양경찰서가 해상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포항~동해시 해안선을 따라 한 가운데 울진해양경찰서가 들어섰다.

울진해경은 5개과(12계·1실·1대)와 500t급을 포함한 경비함정 6척, 기존 포항해양경찰서가 담당하던 울진군과 영덕군 소재 4개 파출소를 편입해 경찰관, 의무경찰 등 총 247명, 청사는 울진군 후포면 삼율리에 있다.

울진해경은 경북 북부권 동해안인 강원도계와 포항시계 외측 연장선 내해구역, 경북 북부권 동해안의 내측 해역 711.2㎢ 영역을 관리한다. 해안선 길이는 208.6km, 경비구역 직선거리는 53해리(약 98km)이다.

울릉도는 광활한 바다를 가지고 있다. 특히 울릉도 동남쪽(일본 방향) 87.4km에는 독도가 있다. 그런데 울릉도에는 해양경찰서가 없다. 동해에서 발생하는 해난 사고,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 대부분이 울릉도 또는 독도 근해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울릉도에서 출동하면 시간 단축은 물론 해난 사고의 골든타임인 1시간을 지킬 수 있다. 지금은 울릉도 근해에서 해난사고가 나면 150km 거리인 동해해양경찰서에서 관할하고 있다.

문제는 울진해양경찰서가 생기면서 관할이 더욱 복잡해졌다. 관할 때문에 대형사고라도 날 경우 서로 떠넘기면서 오히려 차질을 빚게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예를 들어 포항~울릉도 간 여객선 항로 기간 217km 중 50km가 동해해경 관할이다. 이로 인해 여객선 출항시 포항, 동해해경으로부터 출항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 앞으로 울진해경 구간을 지나게 되면 또 다시 신고를 해야 한다. 더 복잡해진 셈이다.

울릉도에 해양경찰서가 있다면 동해안은 동해시, 울릉군, 포항시 삼각을 이뤄 해상치안을 담당하면 지금보다 시간과 경제적 효율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울릉도는 러시아, 중국, 북한, 일본을 아우르는 동해 한가운데 있다. 독도 등 울릉도 인근 해상에 많은 해난사고가 발생한다. 동해에서 출동하면 4~5시간 걸리지만, 울릉도에서는 30분~1시간 이내 출동이 가능하다.

해양경찰의 지역적 합리성과 효율적인 접근이 아쉽다. 이미 울진해경이 업무에 들어간 이상 더 이상 할말은 없지만 울릉도 근해에서 대형 사고라도 나면 세월호, 영흥도 낚싯배처럼 늑장 대응이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울릉도와 독도의 비중을 생각한다면 울릉해경은 반드시 필요하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