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영경주선관위 주임
선거관리위원회에 임용된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은 많은 것이 낯설고 어색하고 배워야 할 것이 한가득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으로서 치를 첫 선거는 내년에 있을 `제7대 동시지방선거`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유권자로서 나의 첫 선거는 `제5대 동시지방선거`였다. 그러나 첫 선거에 대한 나의 기억은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12월 18일, 아버지께서 나를 차에 태우고 한 초등학교에 갔다. 아버지께서는 투표를 하고 올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셨다. 아버지를 기다리면서 `대통령을 이렇게 뽑는구나`라는 어린이다운 생각이었다. 그 때문일까, 매 선거 때면 아버지와 투표를 하러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선거 때도 같은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예비 유권자들은 첫 선거의 기억을 훗날 어떻게 회상할까. 선거일에 투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시간들을 갖는 것이 첫 선거를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약들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꾸준히 살펴보아야 한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후보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공약은행에 직접 공약을 제안해보는 것도 좋다.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하여 붙여진 `무화과(無花果)`라는 이름의 열매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무화과의 꽃은 열매 안에서 피어나고 우리는 그 꽃을 먹는 셈이다.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입니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꽃이 무화과는 아닐까. 유권자들의 참여로 `민주주의의 꽃`이 피어나고 그 꽃은 또 유권자들에게 그대로 열매로 돌아오는 것이다.

다사다난한 2017년이 지나고 있다. 5월에는 앞당겨진 대통령 선거를 치렀고, 11월에는 예비 유권자 중 대다수가 연기된 수능을 치렀다. 2018년 6월 13일에 있을 `제7대 동시지방선거`를 첫 선거로 치를 예비 유권자들에게 부디 그 기억이 아름다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