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정부는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벤처부로 독립시켰다.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창조경제는 바뀌지 않았다. 그것이 한국경제가 나가야 할 유일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에서도 최근 창조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거론된다. 그래서 최근 코스닥 지수가 뛰기도 했다.

그런데 코스닥 가운데 핵심적인 부분에 바이오 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산업이다. 바이오 산업에 너무 거품이 생기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지만 바이오 산업 내 우리가 눈여겨 볼만한 추세들을 짚어보자.

먼저 글로벌 제약사들이 면역항암제를 많이 출시하고 있지만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치료제 하나로 단번에 치료목적을 달성하기 보다는 여러 수단을 결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질환을 공략하는 것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잘 팔리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의 블록버스터(block buster) 약물과 효과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항체를 개발하여 붙여주면 치료율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올라간다.

한편 최근에는 면역세포의 항암기능을 방해하는 요인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TGF-beta라는 물질이 있다. 우리 몸 안의 TGF-beta는 평소에 세포의 성장, 상처의 복원, 특히 장이나 피부, 그리고 구강처럼 빨리 닳아 없어지는 세포의 재생에 관여한다. 부분적으로는 암을 억제하는 순기능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단 암이 생기면 악역으로 변한다. 즉 TGF-beta가 암세포 주위에 딱딱한 막을 씌워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기 어렵게 만든다. 즉 암세포를 보호하는 것이다. 또 암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키고, 전이를 도울 뿐 아니라 암의 재발도 일으킨다.

그래서 암환자에게는 TGF-beta의 기능을 억제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TGF-beta 억제 약물은 그 자체로도 상품화가 가능하지만 다른 약품과 함께(combo) 사용하여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편리하고 다양한 수단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메드팩토라는 스타트업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김성진 대표가 TGF- beta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다.

또 다른 관심은 성인 백신(vaccine)의 수요 증가다. 노인들은 아이들처럼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이런 노인들이 많아지는 것이 문제다. 한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는 변형이 빨라 새로운 변종들이 생기고, 심지어는 에이즈(AIDS)처럼 동물에만 나타나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넘어오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기존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들이 추가되므로 성인용 백신의 수요가 급증한다.

사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백신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파이자(Pfizer) 같은 경우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 하나로 연간 매출 5조원 이상을 거둬들인다. 이렇게 백신이 효자 노릇을 하는 이유는 집단적 접종이 가능하고, 국가에서 세금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프리미엄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그 동안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이 제기되었다. 유아 돌연사 및 자폐증을 비롯하여 여러 어린이 질환의 범인으로 의심받아 왔다. 그렇다고 접종을 안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런데 요즘 접종대상을 특화해서 낮은 부작용이 입증된 고급 백신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최근 사노피(Sanofi)는 미국의 인공지능 업체와 협력하여 인구, 인종, 나이, 지역에 따른 맞춤형 백신을 개발하여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백신은 장치산업이라서 경쟁도 심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는 녹십자, SK케미칼과 같은 준비된 백신업체도 있다.

바이오는 분명한 성장산업이다. 그런데 좀 더 믿을 수 있는 추세를 공부하고 옥석을 가려 투자에 활용해 보자.